찬바람이 불던 지난 25일 오후, 경남 통영의 주택가 골목에 육군 39보병사단 통영대대 예비군지휘관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곧 “충성! 선배님 그동안 안녕히 계셨습니까!”라는 큰 인사와 함께 단체경례를 하자 앞에 서 있던 80대 노인은 거수경례로 답했다. 

군부대 안에서나 볼 수 있을 법 한 이런 모습을 통영에서는 매월 볼 수 있게 됐다. 통영대대 예비군지휘관들이 매월 6․25전쟁 참전용사 선배님들의 집을 찾아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는 행사를 갖기로 한 것.

 25일 치러진 첫 행사의 주인공 통영 도천동 정규년(81세) 참전용사는 장애가 있어 일을 하지 못해 매달 나오는 정부지원금으로 아내와 함께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예비군관리와 교육훈련 준비로 바쁜 가운데도 통영지역 예비군지휘관 모두가 참석했고 예비군지휘관들이 돈을 모아 마련한 생필품(휴지, 라면, 쌀)을 전달했다.   

정 참전용사는 밝은 미소로 예비군지휘관들을 맞으며 “나라를 지키느라 바쁠 건데 이렇게 찾아줘서 고맙다.”며 “6․25전쟁 때 열심히 싸운 게 자랑스럽고 이렇게 후배들을 보니 반갑다.”라고 말했다.

정 참전용사는 1950년 7월 19세의 나이로 참전했으며 육군 1사단에서 소대장으로 ‘베티고지 전투’에 참가해 1955년 화랑무공훈장을 수여 받았다. 또한, 6․25전쟁기간 동안 다수의 전투에 참가했고 휴전 후 계속 복무하다 1959년 3월 대위로 전역 했다.

행사를 기획한 윤창진 통영지역대장은 “통영지역에는 480여 명의 6․25참전용사 선배님들이 생존해 계시는데, 어렵게 생활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며 “나라를 지키신 분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어 작지만 이런 행사를 계획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통영지역 예비군지휘관들은 올해 12월까지 모두 열 네분의 6․25전쟁 참전용사 집을 방문해 위문할 계획이다.

통영지역 예비군지휘관들이 정규년(왼쪽에서 여섯 번째) 6․25전쟁 참전용사의 집을 찾아 위문품을 전달하고 집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박종훈 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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