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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드라마틱하게 엑시트..."서영천 / 거제저널 대표기자
거제저널 | 승인 2023.10.13 16:09

그는 일찍이 글재주와 말솜씨가 뛰어났다. 원칠한 키에 시원시원한 워딩(말씨·어법)은 프리랜서 아나운서까지 할 정도였다.

한때 유력 일간지 여론조사 전문위원(기자)과 언론사 대표, 대학교수를 거쳐 청와대 대변인까지 올랐고 현 여당에서는 비대위원을 맡았다.

한동안 잠잠하던 그가 지난해 국민의힘 정부가 들어선 후 방송매체에 부쩍 모습을 드러낼 때부터 범상치 않았다.

곧 지상파·종편을 섭렵하는 패널(토론자)로 나서 정부 정책과 보수 가치를 명쾌하게 설파해 여권에선 '인물'로, 야권과 진보쪽엔 '밉상'으로 부각됐다.

그런 그가 지난달 윤석열 정부 두 번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됐다는 소식은 그다지 새삼스럽지 않았다.

후보자 발탁 후 그는 언론이나 야권이 제기한 '주식 파킹' 등 각종 의혹에 대해선 특유의 거침없는 입담으로 방어와 설득은 물론, 충고와 공격까지 서슴치 않았다.

더구나 언론 경험을 더한 현란한 말솜씨로 고약한 기자들(?) 때문에 대통령도 그만둔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까지 끄떡없이 소화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대통령이 폐지를 공약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서 첫 출근길에 각오를 묻는 기자들에게 그는 이렇게 답했다.

"드라마틱하게 엑시트(exit : 퇴장하다, 종료시키다) 하겠다"

그런데 꼭 한달만에 정작 자신이 '엑시트' 돼버렸다. 자진 사퇴라지만 국민의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원인과 결과를 혼자 다 뒤집어 쓴 꼴이다. 

역대 최초로 청문회장을 박차고 나갈 정도로 당차던 그는 온갖 수모를 겪으면서도 결코 물러설 것 같지 않은 결기를 보였으나, 말짱 허사였다.

당당하고 유식하게 내뱉은 말이 씨가 돼 남의 보궐선거 한방에 장관 자리 문턱에서 '드라마틱하게 엑시트' 됐으니.

더구나 "국민의힘 당원으로서 선당후사의 자세로 사퇴를 결심했다"는 대목은 단연 압권이었다.

장관 후보자로 나섰다 퇴장하는 이유가 나라와 국민을 위한 게 아니었다. 오로지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과 당원을 위한 것임을 확실히 했다. 

이리 처참하게 깨질 줄 상상조차 했을까. 60대 중반의 웬만하지 않은 삶을 살아온 그로선 지금이 가장 억울하고 세상이 원망스러울지 모를 일이다.

그토록 말 잘하던 입이 방정이 된 '자업자득'이요, '인생만사 새옹지마'다. 그나 저나 '세 치 혀'를 더욱 조심하자

거제저널  gjjn322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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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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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 2023-11-17 14:00:05

    아주 정곡을 찌르는 칼럼 잘 읽었습니다. 그 인간 까불어 샀더만 '드라마틱하게 엑시트' 돼 버렸네.   삭제

    • 참네 2023-10-30 09:27:59

      굿~^^명쾌하게 '엑시트'시켜버렸네! 잘난체 하다가 그만 한방에 골로 가버렸다 ㅋㅋㅋ   삭제

      • 굿모닝아파트 2023-10-25 16:20:20

        기똥찬 칼럼입니다. 대표님 글솜씨도 예사가 아님니더 ㅎ ㅎ 유쾌하게 잘 읽고 갑니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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