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 당시 고 손명만 일병의 유해. 사진제공=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

6·25전쟁 당시 치열했던 낙동강 전선을 사수하다가 입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산화한 거제 출신 호국 영웅이 73년 만에 그리운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13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016년 11월 경북 경주시 강동면 다산리 일대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은 국군 수도사단 소속 고(故) 손명만 일병으로 확인됐다.

손 일병 유해는 지역주민 제보를 바탕으로 발굴됐다. 당시 치열했던 전투 상황을 보여주듯 유해와 함께 다량의 M1탄과 카빈탄도 발견됐다.

국유단은 고인의 병적자료에서 본적지를 경남 거제로 파악한 후 이 지역 제적등본과 비교해 지난해 8월 고인의 조카로 추정되는 손판철 씨를 찾아냈다. 이어 유전자 시료를 채취한 후 정밀 분석해 가족관계임을 확인했다.

손 일병은 1928년 2월 거제시 두모동(장승포)에서 2남1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거제에서 중학교까지 졸업했으며 부모와 농사를 지으며 결혼도 했다.

그는 전쟁이 발발하자 1950년 9월 입대해 수도사단으로 배치됐으며, 기계-안강 전투에서 적과 교전 중 1950년 9월20일 22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국유단이 유해 발굴을 통해 수습한 유해의 신원을 확인한 것은 손명만 일병이 219번째다.

확인된 전사자의 신원을 유족에게 알리는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지난 12일 현재 고 손명만 일병 유가족이 살고 있는 경남 창원에서 열렸다. 

고 손명만 일병의 조카 손판철 씨는 "할머니 유언으로 고인이 살아계실 때 좋아했던 녹두 고물 인절미를 매번 제사상에 올렸다"며 "하늘이 감복해 돌아오신 것 같다"고 눈물어린 소감을 전했다.

한편 6·25 전사자 유가족은 전사자의 8촌까지 유전자 시료 채취로 신원 확인에 참여할 수 있다. 제공한 유전자 정보로 전사자 신원이 확인되면 포상금 1천만 원이 지급된다. 관련 내용은 국유단 대표 전화(☎ 1577-5625)로 문의하면 된다.

<2016년 11월 경북 경주시 강동면 다산리 일대에서 발굴한 고 손명만 일병의 유해. 사진제공=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지난 2016년 11월 경북 경주시 강동면 다산리 일대에서 고 손명만 일병의 유해와 함께 발굴된 유품 모습. 사진제공=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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