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있는 30대 중반 직장 여성이 몰래 상사와 성관계를 맺은 후 계속 만남을 요구하다 거부당하자 허위 고소했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다행히 수사 단계에서 허위 고소(무고)가 들통나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이 참작돼 1심에서 선고받은 실형이 항소심에서는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창원지방법원 형사3-3부(재판장 이유진 부장판사)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여성 A(37)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함께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1월 거제시내 한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상급자 B씨와 평소 자주 연락하고 함께 술자리를 가지는 등 호감을 가진 상태에서 합의 하에 몇차례 성관계를 했다.

이후 A씨는 지속적인 만남을 요구했으나 상사 B씨는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6개월 후 A씨는 이에 앙심을 품고 B씨를 형사처벌 받게 할 목적으로 "상사의 지위를 이용해 나를 강간했다"며 수사기관에 허위 고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B씨가 상급자이기 때문에 업무상 불이익을 받을까싶어 어쩔 수 없이 성관계에 응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실제로 성폭력 피해를 입은 것이므로 허위사실을 고소한 게 아니라고 줄곧 변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증인인 당시 직장 동료들이 "A씨가 팀장님과 잤다. 외로워서 그랬다. 남편한테 미안하다고 했다"거나 "웃으면서 성기 모양과 성관계에 대해 자세히 얘기했다"는 등의 진술을 적법한 증거로 인정하며 A씨의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A씨와 가까운 직장 동료들이 이런 내밀한 이야기에 대해 위증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을 감수하면서까지 B씨를 위해 허위로 진술할 만한 동기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무고죄는 부당한 처벌을 받게 할 위험이 있어 엄벌할 필요가 있고, 피해자의 진술이 유력한 증거가 되는 성폭력 범죄로 무고한 것이어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무고자 B씨가 기소되는 등 중대한 피해를 입지는 않은 점, 당심(항소심)에 이르러 합의해 피무고자가 처벌을 바라지 않는 점, 벌금형 초과 범죄전력은 없는 점 등을 비춰 볼 때 원심의 형은 무거워 보인다"며 감형 이유를 덧붙였다.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저작권자 © 정의로운 신문 거제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