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방송 화면 갈무리>

문자를 이용한 신종범죄인 '스미싱'이 연말을 맞아 더욱 활개를 치고 있어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스미싱'이란 문자메시지(SMS)와 피싱(Phishing)의 합성어다. 문자메시지 내 인터넷 링크를 클릭하면 악성코드가 스마트폰에 심어져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소액결제 피해가 발생하거나, 개인·금융정보가 통째로 털리는 범죄다.

최근 거제지역에서도 악성코드가 담긴 문자를 받았거나, 링크를 무심코 눌렀다가 저장된 내용이 몽땅 날아가는 바람에 폰까지 새로 바꾸는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피해는 기존의 스미싱 수법과는 달리 연말되면서 동문·향우회 등 송년 모임이나 연하장, 심지어 '부고장'까지 사칭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어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거제시 고현동에 사는 60대 A(여)씨는 지난 8일 장례식장 주소가 담긴 지인의 '부고 문자'를 받았다. 문자 메시지에는 '아버님께서 금일 아침 별세하셨기에 삼가 알려드립니다'라는 내용의 글과 링크가 표시돼 있었다.

문자를 보낸 사람은 과거 지역언론계 종사했으나 나이도 많고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않아 미심쩍기도 해 그를 잘아는 지인을 통해 물어봤다. 그랬더니 돌아온 대답이 '부친은 돌아가신지 오래됐다'는 얘기를 듣고 '스미싱'을 직감했다.

A씨는 "평소 주변에서 스미싱을 조심해야 된다는 얘기에 관심을 갖고 들어두었더니 피해를 당하지 않게 돼 천만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번 사례처럼 최근 '스미싱' 범죄는 우리 고유 정서가 담긴 장례까지 악용하는 교묘하고 악랄한 행태로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더구나 연말을 되면서 최근 송년 모임을 빙자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동부면에서 수산업에 종사하는 50대 후반 B씨는 최근 휴대폰에 고향 향우회 송년회 문자를 받았다.

지난해 참석하지 못해 올해는 꼭 가봐야지 하는 참이었다. 그런데 매년 받아오던 향우회 개최 문자와는 다르게 일시 장소 뒤에 이상한 링크가 달려 있었다.

B씨는 아무래도 이상해 향우회 관계자에게 전화로 직접 물어보니 그런 문자를 보낸 사실이 없다고 말해 적잖게 놀라 이를 가족과 지인들에게 알렸다. 

그런가하면, 출처 불명의 모바일 링크를 무심코 눌렀다가 저장된 연락처 등이 몽땅 날아가자 불안한 나머지 새 폰으로 교체하는 사례도 주변에서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출처 : 독자 문자 갈무리>

국민연금공단도 지난 10일 공단을 사칭한 스미싱 문자 주의를 당부했다. 

공단에 따르면, 최근 '국민연금 복리후생수당 지급통지서' '국민연금 수급자격 인정 통지서' 등의 내용으로 스미싱 의심 링크를 받은 사례가 발생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더구나, 해당 링크에는 'naver'가 적혀 있어 별다른 생각없이 누구라도 쉽게 눌러볼 가능성이 높아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공단 관계자는 "국민연금공단을 사칭해 수상한 링크가 담긴 문자가 오면 열람하거나 접속하지 말고 국민연금 고객센터(국번없이1355)나 가까운 지사에 확인해 달라"고 말했다.

최근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이와 비슷한 '스미싱' 피해신고가 경찰관서에 많이 접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미싱을 노리는 범죄 조직들은 안드로이드에서 프로그램 형태로 배포되는 확장자인 'APK(AndroidApplicationPackage)' 파일을 경조사 등을 알리는 문자 내용에 링크 형식으로 담아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피해자들이 해당 링크를 클릭할 경우 휴대전화에 저장된 본인의 연락처로 악성 APK파일이 담긴 부고나 청첩장 형식의 스미싱 문자가 대량으로 뿌려지게 된다.

이어 지인 명의로 보내온 문자를 의심없이 열어 본 또다른 피해자들은 별다른 생각없이 이를 주변 사람들에게 다시 전달하게 된다.

마치 자신이 대포폰과 같은 '숙주' 역할을 하게 되면서 피해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는데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연락을 받고서야 피해를 알게 될 정도로 교묘하다.

범인들은 이를 통해 수집된 불특정 다수의 개인 정보들은 또다른 보이스피싱 등 여러 범죄에 악용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거제경찰서 수사과 관계자는 "미심쩍은 부고장이나 청첩장, 연말 모임, 송년 행사 등을 문자로 받으면 뒤에 연결된 링크를 절대 먼저 클릭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꼭 확인하고 싶으면 사전에 전화 등 다른 방법으로 확인하거나, 아니면 받자마자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스마트폰을 가진 연로한 부모님 등 가족은 물론, 이웃이나 직장 등 주변에도 반드시 알려 스미싱 사기 피해 예방에 모두가 합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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