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저널] 독(Dock)은 선박을 만드는 데 가장 핵심적인 시설이자 조선소의 상징이다. 

일반적으로 독은 드라이 독(Dry Dock)과 플로팅 독(Floating Dock)으로 나뉜다. 드라이 독은 바다와 맞닿은 육지에 선박 건조장을 굴착해 만든 시설이다.

반면, 플로팅 독은 해상에서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U자형 단면의 대형 바지선 건조장을 말한다. 여기에서 만든 대형 선박을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고 떠오르게 하기 위해 독 내부에는 다수의 선박 평형수 탱크와 해수를 주입⋅배출하기 위한 펌프가 설치된다.

한화오션의 플로팅 독 역사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신조 선박 발주가 많지 않아 수리선 사업을 위해 1984년 국내 최초로 네덜란드로부터 플로팅 독 1기를 도입했다.

한화오션은 1990년 중후반까지 주로 수리선 사업을 이어왔다. 이후 1995년 우크라이나에서 건조한 RD-2 플로팅 도크 추가 도입하면서 1990년대 후반기부터 조선 호황기에는 신조 발주량이 급증해 플로팅 독의 기능은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해졌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기존 조선소에서 보유한 드라이 독으로는 당시 엄청난 물량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많은 연구와 아이디어를 거쳐 공간적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게 바로 플로팅 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활용도였다. 당시 선주들은 플로팅 독에서 선박을 건조한 경험이 없다보니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던 것이다.

바다 위 해상 구조물에서 수많은 블록들을 용접 작업을 통해 건조작업이 진행되는데 파도 등 해상환경 영향으로 정확한 조립 작업이 불가능해 선박의 안전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이유였다.

한화오션은 설계 엔지니어와 연구원들의 수많은 실험과 연구 결과, 외부 전문기관과 검증과정을 통해 선주사로부터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결국 2000년초 세계 최초로 플로팅 독에서 신조 선박 건조를 성공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한화오션은 RD-3⋅4⋅5 설비를 추가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초대형 원유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운반선, LNG운반선 등 다양한 종류의 선박을 건조 중이다.

플로팅 독 건조방식은 바다 위에 독을 띄어 놓고 해상 크레인을 이용해 육상에서 제작한2000~3000Ton 규모 대형 블록들을 플로팅 도크 안으로 옮겨 조립한다. 선박이 완성되면 플로팅 독 내부 선박 평형수 탱크에 해수를 주입해 플로팅 독과 선박을 함께 가라앉혀 선박을 바다에 띄우게 된다.

이런 플로팅 독의 장점은 △부지 조성 등 건조 비용 감소 △드라이 독에 견줘 물을 주입, 배출하는 속도가 빨라 진수시간 단축(드라이 도크 주입 4H/배출 8H, 플로팅 도크 주입 2H/배출 90M) △해상크레인 활용해 대형 슈퍼블럭(2000~3000톤) 건조공법 적용, 생산성 향상 및 건조기간 단축 △이동이 가능해 변화된 상황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플로팅 독은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2014년 세월호 인양을 위해 사용한 적이 있어 국민들에게 낯설지 않다. 다만, 바다에 떠있다 보니 부식과 파손의 우려가 있다는 게 약점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를 통해 이처럼 신기한 플로팅 독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Q 한화오션 플로팅 독은 왜 'RD(Royal Dock)'라고 표기하나?
A. 한화오션이 1984년 최초로 매입한 RD-1은 네덜란드 RDM社에서 사용 중인 플로팅 독으로 네덜란드는 왕국으로 의미가 있는 곳에 'Royal' 이라는 단어를 흔히 사용했다. 매입 당시부터 건조사에서 로얄 독으로 명명해 구조물에 표기돼 있어 이후 도입한 플로팅 독도 그대로 이어받아 사용한 것이다. 참고로 삼성중공업 플로팅 독은 '그린도크'로 부른다.

Q. 플로팅 독은 어떻게 가라앉히고, 다시 부상시키나? 
A. 플로팅 독 선체 내부에는 일정 규모의 64개에 달하는 선박 평형수 탱크와 16개 대용량 펌프, 해수유입을 막아주는 밸브가 곳곳에 설치돼 있다. 가라앉을 때는 선체에 설치된 밸브를 열어 해수를 주입(2시간 소요)하고, 부상 시는 대용량 펌프를 돌려 탱크에 있는 해수를 배출(1시간30분 소요)한다.

Q. 바다 위에 떠 있는데 파도나 바람에 흔들리거나 움직이는 등 위험하지 않나? 
A. 한화오션 플로팅 도크는 선체 좌·우·앞·뒤에 총 32개 닻과 체인으로 단단히 고정돼 있다. 육지와 연결되는 앞부분은 8개 체인으로 고정, 좌우 각 10개 및 뒤 4개의 닻이 선체와 연결돼53~60m/s 순간 최대풍속까지 견딜 수 있게 설계해 태풍이 와도 안전하다.

Q. 플로팅 독에서는 선박만 건조가 가능하나? 
A. 한화오션 플로팅 독은 현재 세계 최대 크기 선박인 2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운반선(약 65,000톤)을 비롯해 초대형 원유운반선(약 44,000톤), LNG운반선 등 선박 뿐만 아니라 FPSO(약 80,000톤), FLNG, 드릴십 등 대형 해양플랜트까지 성공적으로 건조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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