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과 자살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손실이 크지만
정부와 지자체는 거의 손을 놓고 있는 가운데,
경남도의회 이길종 의원과 전화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최근 경남도의회 5분 발언을 통해 경남도의 자살, 우울증 문제를 제기하셨는데 갈수록 심각한 문젠 것 같습니다.

 지난해 12월 고 최진실씨의 남편 조성민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지 않았습니까?!
이 사건외에도 올 초에는 우리 경남지역에서도 자신의 신병을 비관한  시민 2명이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했습니다.

이렇듯 자살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사회문제가 되었습니다.
하루평균 43.6명이 스스로 목숨을 버리고, 인구 10만 명당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2010년을 기준으로 33.5명으로 OECD 평균의 2.6배라고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일상에서 자살 위험에 노출된 ‘자살 고위험군’이 전체 인구의 5%인 250만 명에 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자살로 인한 사망은 해당 가족과 지인들에게 정신적ㆍ신체적영향을 끼치는 범위를 넘어, 이미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사회 문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살은 더 이상 개인 문제가 아니라,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사회 문제로 인식되어야 할 시기라고 저는 봅니다.

자살의 원인이 많겠지만, 그 중에서도 우울증에 따른 자살이 늘고 있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2009년 보건복지부가 원주정신보건센터에서 실시한 자살시도자 사례관리연구를 분석한 것에 따르면, 자살시도자 142명 중 우울증 추정진단을 받은 사람이 79명으로 전체의 55.6%를 차지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우울증 진료인원은 ▲2005년 42만명 ▲2006년 44.1만명 ▲2007년 47.5만명 등으로 매년 증가했으며, 실제로 치료를 망설이는 실제 환자들을 감안하면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많은 임상 의사들은 환경이 주는 스트레스가 우울증과 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특히, 실직, 이혼, 사별 등 개인적인 특별한 사건들이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총체적인 경제 불황 등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우울증의 유병률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우울하다고 해서, 다 자살을 하진 않지만 우울증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우리나라의 자살율은 1990년대 중반이후 증가하기 시작하여 1998년 경제위기 당시 급격히 증가하다가 다시 감소하였으나 2001년이후 다시 증가하여 2010년에는 2000년과 비교하여17.7명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주요사망원인 중 자살은 2000년 8위에서 현재는 4위까지 상승하였고, 연령대를 구분하여 보면 10~39세 사이의 사망원인 중 1위, 40~59세 사이에서는 2위를 차지해 사회 주요 구성원들의 가장 흔한 사망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살위험이 높은 ‘정신건강 고위험자’가 368만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수치는 우리나라 인구 중 27.6%는 평생 1번 이상 정신건강 질환을 경험하며 우울증 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정신건강 고위험자’는 일반인들보다 자살에 이를 확률이 높다는 것인데요.

따라서, 우리사회가 우울증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읜 관심과 편견이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당장 치료받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어요.

 자살의 원인으로 꼽히는 우울증은 의욕 저하와 우울감을 주요 증상으로 해 다양한 형태로 정신 및 신체적 변화를 일으켜 일상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는 질환을 말합니다.

사실, 우울증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우울증을 인식했더라도 병원을 찾기란 쉽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 이유는, “정신적 병력이 남는다. 우울증은 약은 독해서 먹으면 바보가 된다. 의존이 생겨 끊지 못한다. 완치가 안되는 병이다” 등 여러 가지 잘못된 인식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결국, 우울증 치료에 대한 오해와 부정적 인식은 우울증의 재발 확률을 높이고 있는 실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울증을 쉽게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환자의 우울증에 대한 주변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저는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러기에 이러한 우울증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국가적으로 지자체 차원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 봅니다.

그리고, 자살을 겪은 가정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면서요?

가족 중 누군가가 자살했을 경우, 살아남은 가족은 심각한 죄책감으로 정신적 충격에서 쉽게 헤어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는 자살한 가족이 죽기 전 자살충동을 느낄 정도로 마음의 병이 심각했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과 더불어 자살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한 자기 혐오감이 또다시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유가족들이 겪는 충격은 전쟁이나 성폭행을 겪은 사람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가 자살 원인을 분석하고, 유가족의 심리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자살 100건을 상대로 이른바 ‘심리부검’을 시도했지만, 단 7명의 유가족만이 응할 정도로 접촉을 꺼린다고 합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집단주의 문화 때문에 어떤 사람이 자살이라는 끔직한 행동을 하고 나면 그 원인이 주변 사람에게 있을 거라는 심리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문화가 결국, 제2의 자살의 전철을 밟을 수 있는 확률을 높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군에 있는 가정에 대한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 봅니다.

결국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관심과 예방체계가 마련되야 한다는 뜻인데.. 경남도에서는 이런 우울증과 자살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습니까?

 네! 

경남의 경우 2009년 1,020명, 2010년 1,044명, 2011년 1,054명으로 매년 그 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경상남도의 경우 비영리로 운영되는 2개 자살예방센터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12개의 정신보건센터가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2007년 정신보건사업 지침에서 정신보건센터가 자살예방업무를 필수사업으로 수행하도록 했음에도 지자체의 사정은 인력 및 예산의 부족으로 기존사업들에 비해 우선순위가 떨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신보건인력은 타 업무와 병행하고 있어, 실질적인 자살예방사업 수행이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자살예방 관련 조례 제정 등도 추진되지 않았습니까? 이런 예방 대책이 효과를 보지 못하는 이유가 뭔가요?

행정안전부가 운영중인 자치법규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3년 3월 현재 74곳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살예방 관련 조례제정 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국가가 시행하고 있는 자살예방정책의 현황을 살펴보면 정부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5년마다 자살예방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자살예방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에도 아직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감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이는 자살예방정책이 법률의 제정 및 제도마련으로 효과를 거두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관심과 조기발견 및 예방을 위한 사회적 시스템 구축 및 이에따른 예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부산시의 경우에는 심리적 부검을 도입한다고 하던데요.

심리적 부검은 전문가들이 자살자의 가족 및 친구들을 만나 심층면접을 하고, 고인의 개인적 기록 및 전문가 들의 진술 등을 수집해 자살 원인을 규명하는 것을 말하는 것인데요. 

심리적 부검은 1986년 핀란드를 시작으로 1990년에는 미국을 비롯한 많은 선진국이 도입해 자살률을 낮추는데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고 합니다.

최근 부산시가 심리적 부검을 통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자살고위험군을 찾아 안부전화, 멘토링, 교육등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되찾아주는 제도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자살이 사회적 문제가 되어버린 지금 부산시가 자살예방을 위한 심리적 부검이 실시한다는 것은 지자체가 그 만큼 자살이라는 비극을 막기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바람직 하다고 봅니다.

정부에서도 정신건강검진 제도를 실시하기로 하는 등 최근 대책마련에 나서고는 있긴 한데, 미흡한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2012년 보건복지부는 개인의 정신건강 수준을 확인하고 조기치료 유도를 위해 전 국민 대상의 '생애주기별 정신건강검진'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지 않습니까?!

정신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차원에서 정신건강검진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취지에는 일정 부분 공감합니다.

하지만, 부정확한 설문 검사로 인해 정신질환자가 대거 양산되는 부작용을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정부가 이런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보다 신중한 접근과, 만에 하나  발생할지 모르는 폐해를 꼼꼼하게 살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 봅니다.

경남도 지역에 맞는 자살예방 시스템을 마련해야할텐데 구체적인 예방책 어떤 게 필요할까요?

 그 동안 경남도를 비롯한 대부분의 지자체가 중앙체계의 획일화된 자살예방프로그램의 지침에 따라 자살예방대책을 수립해 왔습니다.

결국, 지역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자살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지금, 더 이상 중앙의 일률적이고 획일화된 예방체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특성에 맞는 창의적인 예방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자살의 주요원인이라 할 수 있는 우울증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홍보사업과 더불어 교육사업을 좀더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고위험군 상시발굴체계 구축과 조기검진 지원체계 확충 등 지속가능한 정책개발과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인식전환을 위한 노력을 함께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까지 경남도의회 이길종 도의원이었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