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구조대원들이 노파 발견 장소로 접근하고 있다. 사진=거제저널 독자>

강추위 속에서 치매를 앓는 90대 노파가 밤중에 실종됐으나, 119구조대와 경찰이 수색에 나선지 3시간여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22일 새벽 거제시 사등면 한 마을에 사는 A(94) 노파가 없어진 것을 가족들이 발견한 시간은 이날 오전 4시께.

화장실에 가던 아들이 노파 방문이 열려있는 것을 보고 집 안 구석구석을 찾았지만 허사였다. 신발은 현관에 그대로 있었다.

애타는 가족과 이웃 주민들은 119와 경찰에 신고한 후 어둠 속에서 집 주변과 원래 살던 폐가 등에 대한 수색에 나섰으나 행방을 찾지 못했다.

이 시간 무렵 사등면의 수은주는 영하 6도를 가리키고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뚝 떨어져 있었다.

날이 밝아지면서 증원된 거제소방서 거제119안전센터 대원 20여 명과 거제경찰서 장평지구대 경찰관 4명은 평소 A 노파가 가끔씩 가던 밭과 마을 밖으로 수색 범위를 넓혔다.  

그러다 거제119안전센터 구조대원이 집에서 70여 미터 떨어진 한 공장 주변 수풀속에서 맨발에 웅크리고 있는 A 노파를 극적으로 발견했다. 이 때가 오전 7시26분께였다.

발견 당시 노파는 추위속에서 몸이 뻣뻣하게 굳은 채 간신히 호흡만 있고 의식을 잃기 직전이었다.

노파가 발견된 지점은 높은 언덕 위쪽이라 차량 접근이 불가해 119구조대원이 직접 업어 구급차량으로 옮길 정도로 위험했다.

현재 A 노파는 거붕백병원으로 옮겨져 치료중이다. 다행히 저체온증 이외는 그다지 생명에 지장이 없으나, 고령과 지병으로 인해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병원측 소견이다.

구조현장에 있던 이웃 친척인 한 주민(85)은 "치매를 오래 앓다보니 할머니가 가끔씩 사라져 가족들과 요양보호사가 더욱 관심을 갖고 보살펴 왔는데..."라며 "어떻든 추위 속에서 별 탈 없이 발견돼 천만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면서 "강추위와 어둠 속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고 구조활동에 참여해 준 119구조대원과 경찰관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119구조대 앰블런스에 A노파를 구조해 싣고 있는 모습. 사진=거제저널 독자>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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