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도 눈 구경이 힘든 거제 전역에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새벽부터 많은 눈이 내렸다.

이날 눈은 새벽 4시를 전후해 싸락눈 형태로 간간이 흩날리다 기온이 더 내려가면서 오전 6시부터 일부 지역은 함박눈으로 변해 바닥에 쌓였다.

오전 6~8시에는 도로를 운행하는 모든 차량이 쏟아지는 많은 눈으로 인해 시야가 가려져 비상등을 켜고 '거북이 운행'을 할 정도였다.

사곡~거제 간 1018호 구 지방도를 운행하던 한 시내버스는 두동마을 고갯마루를 올라가다 미끄러지면서 차로를 이탈하자 위험을 느껴 그 자리에서 차를 되돌리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런 가운데 기상콜(131) 센터는 "현재 거제지역 적설량은 관측기에 기록되지 않을 정도의 1㎝미만"이라며 "오전 11시까지 간간이 내리다가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했다.

그러면서 "다만, 일부 지역은 곳에 따라 적설량의 크고 작은 편차를 보이겠으며, 특히 산악과 해안에는 많은 눈이 내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거제시는 오전 8시 전 직원을 비상소집 한데 이어, 가동중인 재난안전대책본부를 통해 도로과 현장 비상대책반 30여 명을 위험 구간에 긴급 투입했다. 

이날 비상 소집된 시청 공무원들도 박종우 시장 취임 이후 변경된 재난 대응 메뉴얼에 따라 각 부서별로 사전에 지정된 18개 면·동으로 곧바로 배치돼 대기에 들어갔다.  

시는 오전 9시가 넘어서면서 도로에 쌓인 눈이 얼어붙자 일부 구간은 시내버스 운행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어 오전 9시10분 안전 안내 문자를 통해 결빙 현상이 나타난 동부면 학동고개, 일운면 소동고개, 거제면 옥산고개, 사등면 언양고개 구간을 전면 통제한다고 밝혔다.

또 오전 9시12분을 기해 거제 전역에 걸쳐 시내버스와 부산행 2000번 버스 등에 대한 운행 중단 조치에 들어갔다.

시 대책본부는 14번 국도를 비롯해 각 지선 고갯길과 내리막길 등 위험 구간에 제설차량과 작업반을 동원해 긴급 제설작업에 들어갔다. 이날 도로 위험구간에는 모래와 섞은 25kg들이 염화칼슘 6900포가 살포됐다.  

거제경찰서도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비상 소집한 교통경찰관 10여 명을 옥산고개 등 위험구간 4개소에 배치해 교통 통제에 나섰다.

이후 1시간 동안 다행히 눈이 잦아들고 기온이 영상으로 회복되면서 오전 10시10분께부터 일부 구간을 제외한 대부분 시내버스 운행이 재개됐다. 거제시 직원 비상 동원령도 낮 12시를 기해 해제됐다.

낮 12시25분께는 67-1(학동), 71(법동), 52번(쌍근) 노선을 제외한 모든 구간이, 12시40분부터는 전 구간 시내버스가 정상 운행된다는 안전 안내 문자가 시민들에게 잇따라 전송됐다.

박무석 시 도로과장은 "전날 일기예보에 따라 미리 대비는 하고 있었지만, 새벽부터 예상 밖에 많은 눈이 내렸다"면서 "긴급 대응에 나서 도로 통제와 신속한 제설작업으로 다행히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는 자체 관측기를 통해 이날 거제지역의 최고 누적 적설량은 1.9㎝, 평균 0.6㎝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했다.

거제지역에서 눈이 바닥에 쌓일 정도로 많이 내린 건 2012년 12월28일 폭설 이후 11년 만이다.

일요일인 24일과 성탄절인 25일 거제지역 기온은 최저 영하 1~2도, 최고 영상 5~6도로 예보돼 지난 4일간 맹렬했던 한파는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오전 8시23분을 기해 서해 5도와 전남북, 충청지방과 경남 일부 내륙지방에 대설주의보를 내렸다.<수정 12시55분→기사 보강>

<시내버스가 구 지방도 1018호선 사곡~거제 방면으로 운행하다 오르막 길에서 미끄러지면서 위험해지자 차를 돌려 되돌아가기도 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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