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해금강농협 전경>

거제해금강농협장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형사1단독(류준구 부장판사)은 14일 오전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위탁선거법)'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거제해금강농협장 박 모(73)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또 함께 기소된 조합원(비상임 감사) 박 모(54·여)씨에겐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다만, 불법 선거운동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봤다. 

위탁선거법은 공직선거법과 마찬가지로 후보자가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을 선고받으면 당선 무효가 된다. 

박 조합장과 조합원 박씨는 2022년 11월28일 오후 3시께 남부면 모 공판장에서 당시 연임 제한에 걸린 현직 조합장이 3선 출마를 위해 정관을 바꾸려는 시도를 반대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한 대의원에게 현금 50만원이 든 농협봉투를 제공한 혐의(매수 및 이해유도, 기부행위제한 위반)를 받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선거운동의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하나, 당시 조합장이 출마하지 않게 되면 선거에서 피고인이 조합장에 당선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던 점 등을 보면 선거운동의 목적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교부한 금액이 50만 원이며, 1회에 그친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당초 이 사건은 선거를 3개월 가량 앞둔 2022년 11월 말 관계인의 신고를 받은 거제시선관위가 현장 조사를 거쳐 거제경찰서에 두 박씨를 고발했다.

사건을 맡은 거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은 박 조합장과 박씨 및 참고인 등의 진술, 확보된 관련 증거 등을 종합해 범죄 혐의가 인정된다며 2023년 6월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통영지청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은 보강 수사를 거쳐 2023년 8월 두명을 함께 재판에 넘겼다. 통영지원은 2023년 10월16일 첫 공판 준비기일 등 세차례 심리를 거쳐 약 3개월만인 지난 1월8일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당시 박 조합장에게 징역 1년6월, 박씨에겐 징역 1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구형)했다. 

박 조합장은 경찰·검찰의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도 박씨와 공모해 돈을 건넨 혐의를 줄곧 부인했다. 대신 조합원 박씨는 자신의 돈을 건넸다고 주장하면서 공모 혐의도 부인했으나, 모두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거제저널이 이날 입수한 판결문을 분석하면, 두 피고인이 비교적 먼거리에 있는 남부면 현장까지 함께 승용차를 타고 동행한데다, 차 안에서 돈 봉투를 건넨 점이 이 사건의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으로 보인다.

1심 재판 결과에 대해 박 조합장측은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그는 "재판부가 아무런 물증도 없이 일방적인 진술과 정황 증거만으로 유죄로 판단했다"면서 "항소심에서 무죄를 다투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3월8일 치러진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선 거제해금강농협 조합원(유권자) 1013명이 투표에 참가(89.4%)했다.

그 결과 기호 2번 박 후보가 500표를 득표해 451표를 받은 기호 1번 원준희(64) 후보를 49표차로 제치고 세번째 도전 끝에 지역 최고령으로 조합장에 당선됐다. 기호 3번 이재열(62) 후보는 53표를 얻는데 그쳤다.

한편 거제해금강농협은 2011년 3월 동부농협과 남부농협이 통합해 '동남부농협'으로 출범했다. 2021년 1월1일부턴 '거제해금강농협'으로 상호를 바꿨다. 

현재 조합원은 1140여 명이며, 본점을 비롯해 남부지점과 하나로 마트 등지에 3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 중이다.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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