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나동욱 영남성곽연구소장과 거제역사문화연구소가 현장조사를 통해 국가 사적 둔덕기성이 기존 석축으로 만들어진 성곽 부분 외에 토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제시 문화예술과 문화재팀장 등 3명은 지난 8일 이같은 사실에 대해 현장 실사를 거쳐 공식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둔덕기성에 토성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은 일부 성곽 연구자뿐만 아니라, 오래전부터 둔덕면민들이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앞서 지난달 14일 거제시 100년추진단에서 진행한 세미나에서도 제기됐다. 제1발표자로 나선 나동욱 영남성곽연구소장은 1960년대 항공사진을 통해 둔덕기성에 토성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거듭 주장했다.

이에 따라 현재 시민숙의단에 소속돼 있는 김의부 소장 등 거제역사문화연구소 회원들의 사전답사 및 성곽 전문가인 나동욱 소장의 현장조사, 거제시 현장 실사를 통해 정확한 토성 흔적과 범위가 거듭 확인된 것이다.

토성 구간은 둔덕기성 남쪽에서 석축성곽에 인접해 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근래 일부 구간에 임도가 개설되면서 흔적이 확인되지 않는 구간이 있으나, 너비 10m, 높이 약 2.5~3m(최대 5m) 구간은 양호하게 잔존했다.

또 토성의 내벽을 따라 배수를 위한 것으로 보이는 너비 약 3m의 구와 너비 5m정도의 추정 남문지도 확인됐다. 

석성 구간도 확인됐는데 너비는 5~6m정도다. 외벽은 대부분 무너지고 일부 구간에서는 둔덕기성의 고려시대 수축구간과 유사한 형태며, 너비 5m정도의 추정 북문지도 확인됐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나동욱 소장 자료에 따르면, 새로 확인된 성벽은 전체 둘레 약 1.4㎞(토성 약 450m·토석혼축 포함 석축성 길이가 약 950m)로 확인돼 현재 지정된 거제 둔덕기성의 길이인 526m보다 약 3배 정도 긴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초축(初築)된 삼국시대 성은 내성, 1차 확장된 고려시대 성은 중성, 이번 확인된 구간을 외성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증축 목적을 다음과 같이 추정됐다. 먼저 거제문화원에서 발간한 ‘거제지명총람’(1996)을 근거로 고려 성종 14년(995) 기존 거제현의 치소였던 둔덕기성을 확장해 왜구의 침입에 대비하고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 확보를 위해 확장했을 가능성이다.

두 번째로는 고려 의종 24년(1170) 무신의 난으로 의종이 거제도에 유폐된 사실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다.

세번째론 고려 원종 12년(1271)과 13년(1272) 삼별초의 거제도 공격과 관련한 대피처였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추정됐다.

마지막으로 조선 세종 1년(1419) 이종무의 대마도정벌 시 정벌군 집결처인 거제도 내 주둔처의 목적으로 축조됐을 가능성이다.

이러한 추정은 현재 발굴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 향후 정밀 지표조사와 시굴 또는 발굴조사를 통해 축성시기와 이유 등에 대한 보다 정확한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향후 거제시는 국·도비 지원이나 별도의 예산을 마련해 현황조사를 실시해 성곽의 정확한 축조수법과 축성시기·성격 등을 규명해 나갈 예정이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시는 필요한 경우 관련 절차를 거쳐 문화재 구역 확대 및 종합정비계획도 마련할 방침이다.

거제저널  gjjn3220@daum.net

<저작권자 © 정의로운 신문 거제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