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조직 구성도. 사진=부산경찰청>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부동산 작업대출을 빙자해 약 16억 원 상당을 편취한 속칭 '가개통폰' 사기조직 총책 등 87명을 검거했다고 8일 밝혔다.

'가개통폰'이란 휴대폰을 실제 사용할 목적 없이 개통만 해서 중고시장에 되팔기 위해 개통하는 단말기를 말한다. 

경찰은 검거된 87명 가운데 총책, 개통책, 장물업자 등 15명(2명 구속, 13명 불구속)이 사기 조직원이고, 나머지 72명은 단순 명의 제공자들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 중 사기 등 혐의로 구속된 40대 모집총책은 지난달 10일 거제시 모 홀덤펍에서 은신해 있다가 형사대에 검거돼 거제지역에도 이들로부터 사기당한 피해자가 존재할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이들의 범행 수법은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부동산 작업 대출을 빙자해 그들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단말기와 유심을 처분하고 단말기 할부 대금 등은 명의자들에게 전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총책 A씨는 휴대폰 대리점을 위탁 운영하면서 각 지역의 모집책들을 동원해 2020년 7월께부터 2023년 5월께까지 영세상인 등 총 319명의 피해자 명의로 896대의 가개통폰을 개설해 중고폰 업자에게 팔아넘기고, 통신사로부턴 개통수당까지 받아 챙겼다.

이들은 휴대폰 개통에 필요한 서류를 받아 이를 통신사에 제출해 정상적인 사용자인 것처럼 가입해 할부 구매한 고가의 최신형 휴대폰을 받았다. 이후 휴대폰 단말기를 중고폰 거래업자에게 처분하고, 유심칩은 다른 휴대폰에 꽂아 일정기간 통화량을 발생케해 통신사의 의심을 피해왔다.

또 범행 과정에서 명의자들에게 본인서명사실확인서, 위임장, 휴대폰 개통 사실 확인서 등을 받아 수사기관 및 통신사의 단속에 대비했다. 일부 명의자들에게는 부동산 작업대출 진행을 다른 사람보다 빨리해주겠다며 진행비 명목으로 150만 원을 추가로 받기도 했다.

이와 함께 명의자와 개통업자가 공모관계에 있는 일반적인 휴대폰깡 범죄와 달리, 명의자가 부동산 작업대출이라는 불법 행위에 연루됐다고 오인하도록 만들어 추후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도 신고하지 못하도록 하는 지능적인 수법도 사용됐다.

이번 범행은 과거 휴대폰깡으로 실형 전과가 있는 40대 총책 A씨와 작업 대출로 실형 전과가 있는 40대 모집총책이 각자 전공 분야를 살려 '부동산 작업대출 빙자 가개통폰' 사기 범행을 기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수사관계자는 "최근 경기 불황으로 부득이 사금융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상대로 각종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린다"면서 "특히 자신의 명의를 휴대폰 개통에 제공하는 경우 사기 범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된 피해자 1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압수한 범행 증거품. 사진=부산경찰청>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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