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재앙으로 변모한 세월호 특별법의 풍향에 따라 정치인의 자리를 세월호 대책위원회에 빼앗겨 정신줄을 놓았던 국회가 지난 5월 2일 이후 150일을 통째로 개점휴업하고는 일정에 쫒겨 국회상임위에서 이렇다 할 특별한 심의도 없이 지난 8월 30일에 물금 90개 법안을 일시에 본회의를 통과시켰다.

국민희망포럼 거제시 지부장 황영석

물론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90개 법안은 대부분이 민생법안으로 그 중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대출사기에 이용된 전화번호를 이용 정지시키는 법안이며, 또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철원·화천·양구·인제)이 대표 발의한 법안으로 6·25전쟁이 끝나고 휴전선 주변에서 지뢰폭발 사고를 당했던 강원과 경기 접경지역 주민들의 숙원이었던 “지뢰피해자지원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제정된 것은 지난 1953년 휴전 이후 61년 만의 일로 의미 있는 일이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여야 국회의원들은 헌법 제46조 ②항의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하는 의무, 동법 제52조에 의거 법률안을 제출하여 동법 제49조에 의한 의결을 해야 하며, 동법 제54조 ①항에 의거하여 국회는 국가의 예산안을 심의·확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 해의 약 절반인 150일을 공전하며, 이미 국정감사는 공백이 났으며 심지어 내년의 예산을 심사할 일정조차 촉박하여 여야가 심도있게 진행해야 할 대정부질문을 10월 7일부터 27일까지 단 20일로 국감을 실시하게 되었다.

이나마 국회가 등원하여 민생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고, 세월호 특별법도 국회정상화와 더불어 합의를 한 것은 새민련에 대한 국민적 비판 여론과 장외투쟁에 대한 동력의 상실에 대한 결과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미 국민들의 비판론이 광범위하게 확산됐고, 당의 지지율도 지난 3월 합당(合黨) 이후 최저치인 18% 선까지 떨어졌고, 강경파와 온건파 할 것 없이 위기감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도 여야는 세월호 특별법 쟁점 사항에 합의를 하였지만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는 30일 여야가 최종 타결한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으로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이번 협상은 새민연이 유가족 뒤통수를 때린 것"이라며 강한 반발을 하며, 세 번째로 또 여야의 합의안을 거부했다.

그나마 "특검 후보를 정하는 과정에 유족이 참여하는 것은 사실상 피해자가 가해자를 심판하는 경우가 된다"며 반대하며, 의원총회에서도 야당이 제시한 '유족이 참여하는 특검 추천안'에 대해 "이해 당사자에게 입법권을 내주는 것은 대의민주주의 원칙의 기본을 흔드는 일"이라며 원칙론을 앞세워 집권당인 새누리당이 즉각 거부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었다.

또 여야의 원내 지도부가 ‘세월호 특별볍 합의안’과 관련하여 세월호 유가족을 설득하기 위해 안산으로 향했지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오히려 국회가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에 휘둘리지 않으려거나, 설득할 능력이 없다면 이웃 일본의 재앙을 생각해 보라.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미리 확정하여 국회가 정치의 주체가 되어 정상적으로 세월호 특별법 사건에서 거론할 수 있는 사안을 국회에서 거론하고 처리해야 함에도 150일 동안 자신들에게 주어진 책무를 사실상 이행하지 못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국회는 사실상 대의기관으로서 기능을 상실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국민을 기만한 국회가 되었다.  

이웃 일본의 원전재앙에 대한 처리와 국민성을 보라.

최근의 일본 원전재앙은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에 원전사고에서 시작되었다. 일본 관동지역에 9.0이라는 초강진이 지나가기가 무섭게 이번에는 15미터가 넘는 쓰나미가 들이닥쳤다. 후쿠시마 원전의 정기검사 중에 냉각장치에 이상을 발견하였으나, 후쿠시마 제1원전의 3월 12일 1호기 폭발, 14일에 3호기 폭발, 15일에 4호기와 5호기의 동시폭발로 인하여 지금까지도 방사능의 오염에 휩싸여 있다.

이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우울증과 상실감을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끊은 주민들이 이어지자 원전 사고의 책임을 물어 소송을 제기한 유족들에게 도쿄전력은 "심신 취약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후쿠시마 지방법원은 우리 돈으로 약 4억8천만원을 유족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으나, 이때까지 일체의 피해자들은 일체의 기자회견이나 떼법 요구는 없었다.

국회는 이웃 일본의 이런 예를 들어서라도 150일이라는 공회공백을 방지했어야 했다.

이번 국회의 90건 민생법안의 동시처리와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여야합의는 무능하고, 책임없는 국회에 대한 해산이라는 국민들의 요청을 회피하기 위한 명분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현장에는 법안처리가 하루가 소중함에도 150일을 통째로 개점 휴업하여 국정감사를 전혀 수행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내년인 2015년의 예산까지도 제대로 챙기지도 못한채 모든 특혜를 누린 점도 모자라 세비인상 운운하는 것이 국민을 기만한 오늘의 대한민국 국회의 모습이다.

 

거제나우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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