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창단  된 일선기업 어울림 봉사회는 “기업의 경제적 기능이 당연한 것이라면 사회공헌은 기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 들어 뚝 떨어진 기온과 함께 주유소들은 앞 다투어 기름값을 올리는 탓에 서민들의 시름은 깊어간다.

비단 떨어지고 오른 것은 기온과 기름값뿐만 아니다. 서민들의 경제력과 한 숨 소리도 각각 떨어지고 올라간다.

특히 고유가시대 겨울을 나기위한 서민들의 애환은 더욱 처절하기만 하다. 더구나 별다른 소득 없는 독거노인 이라면 더욱 문제는 심각해진다.

십 수년 전 텔레비전에  한 보일러 판매광고에 “아버님댁에 보일러 놔 드려야 겠어요”라는 광고카피 때문에 집집마다 보일러 없는 집이 드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훈훈했던 그 광고카피의  마음마저도 쌀쌀한 날씨에 굳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따뜻한 손길을 이어 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어르신 댁에 보일러 난방류 놔 드려야 겠어요.”를 외치며 거제지역 독거어르신들을 위해 2,000ℓ의 난방류를 기증하며 따뜻한 정을 나누는 삼성중공업 사내업체 일선기업(대표 김용해·53)의 어울림봉사회(회장 이호영·53)가 주인공이다.

 일선기업 어울림봉사회는 지난 2008년 2월 회사의 창업과 함께 봉사단운영을 준비해 같은 해 7월 봉사회를 조직하고 2년이라는 짧은 시간 만에 그들 나름의 성과를 만들어 냈다.

 시작 당시 20여명으로 시작한 일선기업 어울림 봉사단은 현재 70여명의 회원이 활동 중으로 일선기업의 전체 사원 중 30%가 넘는 사원이 봉사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회원들은 월급에서 매달 1만원을 자발적 참여를 통해 공제하고 이렇게 해서 모인 봉사자금으로 활동에 나선다.

어울림 봉사회는 회사의 대표나 임원진을 중심으로 창단된 것이 아니라 사원들을 중심으로 봉사회를 조직했기 때문인지 봉사단체라기 보다는 회사의 친목단체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세상에 많은 봉사가 있지만 어울림 봉사회의 관심은 소외계층이다. 누구보다 따뜻한 정이 필요한 독거노인과 소녀소년가장과 함게 정을 나누는 것이야 말로 그들의 보람인 셈이다.

그래서 어울림 봉사회는 봉사회를 조직 후 첫 봉사자금을 동부면에 증조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소년소녀가장 자매를 위해 매월 30만원의 후원금을 지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점점 봉사영역을 넓혀 갔다.

바쁜 업무 때문에 주말조차 봉사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지만 어울림 봉사회원 가족들은 단 한 번도 힘들어하거나 얼굴을 찡그려 본 적이 없다. 아마도 봉사의 기쁨을 아는 사람들만이 그 이유를 알 것이다.

처음 단순히 기부봉사로 시작했던 봉사회의 활동은 놀라보게 발전했다. 도배장판 교체부터 방축망교체, 전기수리, 집안 청소 등등 찾아가는 봉사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작한 선풍기 기증과 난방류 기증이 눈낄을 끈다. 아무생각 없이 한 기증이 아닌 어울림 봉사회의 따뜻한 정이 묻어난 봉사였기 때문이다.

더운 여름 어르신들에게 시원한 바람을 추운 겨울에는 훈훈한 온기를 선물해 주고 싶다는 회원들의 마음이 담긴 기증이었기에 의미는 더욱 남달랐다.

누구도 그들을 최고의 봉사단체라고 하지 않는다. 아직 창단 2년의 풋내기 봉사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봉사한다.

그들은 이미 알고 있다. 봉사라는 것이 사람들이 많이 참여하고 많은 지원을 하고 많은 활동을 하는 것 보다. 작은 관심과 진실 된 마음이 묻어나야 된다는 것을 지난 2년여의 활동을 통해 배워 온 것이다.

이호영 어울림봉사회 회장은 “봉사단체의 활동은 사내조직 활동이 아니라 봉사를 통해 작은 협력업체가 지역사회에 공헌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활동”이라며 “많은 삼성조선소 사내협력사 사람들이 봉사의 기쁨을 함께 해 더욱 따뜻한 거제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도 어울림 봉사회는 겨울철 소외된 이웃에게 난방유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지난해와 같이 난방유 2,000ℓ를 봉사비로 지원 할 수 없었지만 일선기업 김용해 대표의 도움으로 지난해와 같이 2,000ℓ 난방유를 지원 할 수 있게 됐다.

최근 경기가 얼어붙으며 사회공헌 비용을 줄이는 기업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일선기업 어울림 봉사단은 기업이 아닌 근로자를 중심으로 봉사회를 조직해 “기업의 경제적 기능이 당연한 것이라면 사회공헌은 기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의 작은 땀방울과 따뜻한 마음이 거제지역의 행복바이러스로 퍼져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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