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는 이 모씨>

이번 총선에서 줄곧 '논란'이 됐던 속칭 '흑마늘 사건' 피해자로 자처하는 이 모(61)씨가 돌연 기자회견을 갖고 "김한표 후보에 대한 고소를 취소하겠다"고 9일 밝혔다.

이씨는 기자회견장에서 취재진에게 배포한 A4용지 1매 분량의 자필 사과문을 통해 "다음주에 김한표 의원에 대한 고소를 조건없이 취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한표 의원과 같이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가 증폭되다 보니 뜻하지 않게 저의 경제적인 어려움만 생각하게 돼 제 판단 잘못으로 일이 크게 벌어졌다"고 변명했다.

이어, "김한표 의원의 명예가 많이 실추됐을 것이며, 늦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지금이라도 고소를 취하하는게 잘못을 용서받는 길이기에 이제라도 사죄를 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들의 질문은 '선거일을 목전에 두고 왜 기자회견 하는지 여부와 석연치 않은 고소취소 이유'에 초점이 맞춰 졌다.

이에 대해 이씨는 "초기에는 사기죄의 성립조건을 잘 모르니까 그렇게 생각했는데 뒷부분까지 생각하다보니 사기라고 한 건 좀 잘못된 것으로 판단했다"고 답변했다.

이씨는 '처음부터 이 사건을 사주 받았거나 오늘 기자회견 역시 김한표 후보측에서 회유한 것이 아니냐"는 계속된 질문 공세에, "결코 그런 일이 없다"는 답변을 되풀이 했다.

본 기자가 ‘김한표 후보측에서 검찰에 고소한 공직선거법위반 사건과 경찰에 고소된 절도사건을 취하해주거나 사후에 금전적 보상같은 걸 약속받지 않았느냐'고 구체적으로 따져 묻자, "절도사건은 내가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내가 훔쳤다는 기계는 정산을 해 따져보면 내 소유다. 선거법위반 사건은 선관위에서 이미 조사를 받았다. 기자회견에서 후보자 실명을 거론하면 처벌받는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았다. 잘못이 있다면 상응한 처벌 받겠다"고 말했다.

또, '김한표 후보에게 사기당했다는 입장이 변함 없느냐, 아니면 흑마늘사업 투자과정에서 그냥 돈을 날린거냐'고 질문하자, "그 부분은 법적으로 가면 최종적인 결론을 내려 줄거라 생각하는데 저는 거기까지 가기가 싢은 거다. 이 사건이 있고나서 몇년전부터 수업료를 많이 지불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 관점으로 다시 돌아가서야 되겠나 싶고, 이렇게 물의를 일으켜 가면서 끌고가기는 지역사회에서 너무나 피해가 많다는 생각을 한 것"이라며 다소 애매모호하게 답변했다.

이씨는 김한표 후보에 대한 흑마늘 고소사건과 관련 지난 주 통영지청 수사과에서 고소보충 조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한 기자가 '앞서 기자회견에 더민주당측에서 개입했다는 말이 많았다. 오늘 기자회견도 함께 협의를 한 적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왜 협의를 하느냐 그런 사실이 없다. 도움을 받은 게 아니고 제가 기자회견을 처음 하기 때문에 절차상 좀 물은 건 있지만 다른 일은 없다. 오늘 그래서 자료도 제 스스로 자필로 작성했다"고 말했다.

기자가 '그렇다면 지금까지 변광용 후보가 계속 이 문제로 김한표 후보를 공격했는데 이제 반대입장이 될수도 있는데 어떻느냐'고 묻자, "그 분(변광용 후보)도 제가 말하는 것을 그대로 인정해서 했을거고, 지금은 상황이 변한 거고..."라며 얼버무렸다.

'특가법상 사기죄는 반의사불벌죄도 아니고 고소취소한다고 수사가 중단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본인도 이미 경찰과 검찰에 공직선거법위반으로 고소 돼 있는데 앞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고 보고 엄한 처벌이 따를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고 본 기자가 묻자, "처벌 받을 각오가 돼 있다"고 잘라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이 새누리당 경선과정에서 사건이 불거져 선거운동 과정에서 경쟁후보들 간에 공격의 소재가 돼 방송까지 탈 정도로 논란이 많았다. 파문의 당사자로서 이에 대한 심경을 시민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하자, “부끄러워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닐지 모르겠다. 잘못했다는 말밖에 더 할말이 없다”며 회견을 맺었다.

이씨의 회견을 지켜 본 한 기자는 “기자도 후보도 시민들도 모두 '흑마늘'에 농락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앞서, 이날 오전 10시50분께 언론사 기자들에게 갑자기 문자를 보내 오후 3시께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알려왔으며, 휴일임에도 10여명의 기자들이 나와 취재를 벌였다.

<이씨가 취재진에게 배포한 기자회견문>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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