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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패는 예견됐다, 기가 차서 말을 안했을 뿐...서영천 본사 대표기자
거제저널 | 승인 2018.06.14 23:33

지난 해 4월9일 경남에서는 해괴한 일이 벌어졌다. 당시 홍준표 도지사가 밤 11시57분께 전자문서로 지사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자신이 대선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내놓는 경남지사 자리를 다른 사람이 넘 볼수 없도록 꼼수 사퇴하는 장면이다.

검사 출신으로 법률가인 그가 공직선거법 제35조의 규정에 따라 특례규정이 적용 돼 대선과 동시선거로 치르게 돼 있는 도지사 선거를 '훼방'하고 법을 희롱한 것이다.

그런 그가 보수 정당의 구원투수, 서민 대통령을 자임하며 대선 후보로 나섰다. 하지만 결과는 뻔했다. 미국으로 잠시 피했다가 3주 만에 귀국한 그는 예상했던대로 진짜 목적인 당 대표 자리를 움켜쥐었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사단(事端)은 시작됐다. 민심을 읽기는커녕, 세상을 함부로 재단(裁斷)하고 정치인이면서 여론보다는 오로지 본인의 관점만 고집했다.

독단적 당 운영으로 비난이 불거질때마다 반발세력을 향한 그의 막말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암덩어리, 고름, 바퀴벌레, 연탄가스, 심지어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조롱하기 일쑤였다. 그리고는 자신의 길만 옳다는 괘변을 늘어놓았다.

과거 정부는 상상도 못했던 남북정상의 판문점 만남이나 북미회담을 ‘위장 평화쇼’라고 깍아내렸다. 툭하면 청와대를 향해 '친북좌파 정권'이라며 민심과는 전혀 동떨어진 인식을 거침없이 내보였다.

오죽하면 당 일각에서도 '제발 그 입 좀 다물라'고 통사정을 했을까. 정치를 하는게 아니라 매일 자기 스트레스 해소하는 것 같았다.

그렇듯 민심을 못 읽고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데도 당(黨)은 잠잠했고, 매일 맞장구나 치며 별스럽게 나대는 젊은 대변인 목소리만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 침묵했다. 잘못된 줄 알지만 달리 방도가 없다는 변명만 늘어놓은 채 일부에서는 오히려 즐기는 듯 했다.

분노한 민심이 시시각각 떠나고 있는데도 여론조사마저 조작이고 가짜라고 몰아부쳤다. 세상을 온통 자기 프레임으로 바라보고 판단하고 처신하는 참으로 그다운 모습이었다.

독선과 독단, 천박함을 정치적 소신과 강단으로 포장한 채 국민을 마치 피의자 다루 듯 주물렀다.

"모든 선거는 대부분 예측이 빗나갔고 뚜껑을 열어봐야 민심을 알수있다. 진짜 바닥 민심은 우리 한국당에 있고…선거에서 진짜 민심을 확인해보자"고 장담했다. 반대세력과 언론을 끊임없이 가르치려 들었다.

그래놓고 막바지에 다급해지자 길바닥에 넙죽 엎드렸다. 방송사 출구조사가 발표된 이후에도 "아직도 믿기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끝까지 그는 냉혹한 현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솔직히 믿을 수가 없었겠지만.

그래서 결과가 어떤가. 이걸 한국당의 참패, 보수의 괴멸이 아니고 또 무엇이라 둘러 댈 텐가. 

‘메뚜기도 한 철’이란 말이 있다. 국민을 아주 피곤하게 했던 그가 이제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떠났으니 당분간은 조용할 게다.

다만, 그와 측근들에게 아직 온전한 정신이 남아 있다면, 정치한답시고 건방을 떨고 국민을 무시한 게 어떤 결과로 돌아오는지 이번 기회를 통해 잘 배웠으면 한다. 

비록 순박하지만 결코 바보가 아닌 국민들의 괴로웠던 심정까지도...

거제에서도 마찬가지다. 기둥이 뿌리째 썩어가고 있는데도 그들은 애써 외면하고 눈을 감아버렸다. 아쉬울 게 없고 배가 부르니까.

정치(政治)를 하지 않고 여차하면 시민을 가르치려 들었고, 또 무시해버렸다. 아주 시건방지게...

우린 그걸 겉으로 말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이제 모든게 선거 결과로 나타났고 당연한 귀결인 셈이다. 

결국 거제는 확실하게 디비졌다. 지금 우리는 '사람이 먼저고, 사람이 대접받는' 새로운 세상을 향한 여정(旅程)의 출발선에 서 있다.

누가 이 거대한 민심의 흐름을 거역하겠는가!

거제저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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