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관련 웹툰. 출처 :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지난 5일 미래통합당의 공천결과 발표를 기점으로 거제지역 4‧15 총선이 변곡점을 그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컷오프된 김한표 의원의 반발과 향후 운신 여부가 남은 총선 판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서다.

통합당 현역 원내수석부대표인 김한표 진영은 공천결과로 인해 거의 ‘패닉’에 빠져 있다. 당 일각에서는 재심 결과를 기다릴 필요도 없이 “당장 무소속 출마해야 한다”며 부글부글 끓고 있다.

그도그럴것이 지난해 하반기 20대 국회 막바지 원내수석부대표를 꿰차면서 왕성한 의정활동을 통해 3선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관측이 최근까지 지역 정가에 나돌 정도로 공천을 낙관한터라 그 충격을 헤아릴만하다.

김 의원은 공천 결과를 놓고 "공관위의 결정은 납득할 수 없는 사천(私薦)"이라며 “그동안 당을 위해 죽도록 고생하면서 뛴 사람을 내팽개치고 애지중지 키운 사람에게 배신당하는 현재의 정치상황은 올바르지 않다"고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김 의원측은 발표 직후 재심을 신청했으나, 당 분위기로 보아 결과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김 의원은 오는 12일 최고위원회 재심결과를 보고 다음날인 13일께 최종 결심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도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지역구 활동도 손해를 보면서 당을 위해 헌신했는데 이렇게 내팽개쳐도 되는가"라며 "일단 재심 결과를 보겠다. 무소속 출마까지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측 한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볼 때 재심이 기각되더라도 무소속 출마를 강행해 명예를 회복한 후 다시 당으로 돌아오는 쪽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서일준 예비후보 쪽과 화해는 이미 물건너 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현재로선 김 의원측이 서 후보에게 가진 '애지중지 키운 서운함(?)'을 쉽사리 되돌리기 어렵다는 뜻으로 읽힌다.

따라서 김한표 의원이 굳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다면, 두 거대 양당 후보와 3각 구도를 형성할 무소속 후보 간의 단일화 여부가 이번 총선 최대 관심사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김한표 의원측 관계자는 “만약 그렇게 된다면 김해연 후보 쪽에서 원 하건 원하지 않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단일화를 제의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해연 예비후보는 8일 오후 통화에서 “물론, 양측 캠프에서 여러 상황을 감안해 면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할 걸로 본다”면서도 “제 개인적으론 무소속 후보 단일화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다만, 단일화를 추진한다해도 두 후보간의 지지층이 조금이라도 겹치는 부분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이질적인 면이 많아 단순히 물리적인 차원의 단일화 성사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지역에서 일정한 정치적 지분을 가진 무소속 김해연 후보는 이런 상황에 대해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시시각각 전개되는 각 진영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예비후보는 현재 구도에서도 끝까지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이 충천해 있는 걸로 알려졌다. 더구나, 무소속 단일화만 되면 2012년 총선 3파전 당시 여야 후보를 모두 제치고 무소속이던 김한표 의원이 따냈던 승리를 재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통합당 공천을 거머쥔 서일준 예비후보는 지난 6일 “지역의 큰어른인 김 의원의 경륜이나 거제를 위한 열정을 이어받아 나가야 하고 충분히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김한표 의원의 거제 발전을 위한 소명의식과 숭고한 헌신의 자세를 본받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8일 거제저널과 통화에서도 서 예비후보는 “지금껏 저는 단 한번도 김 의원에 대한 말이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오히려 김 의원께서 공천을 받으면 흔쾌히 지지 선언을 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오랜 공직생활과 국정경험을 통해 뚜렷한 국가관을 갖고 있고 존경 받는 분”이라며 “이번 총선에서도 훌륭한 결단을 내려 문재인 정권 실정 심판에 힘을 실어 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기대를 거두지 않았다.

하지만 거제지역과 마찬가지로 미래통합당 안팍에서는 공관위의 물갈이 공천에 따른 반발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해 낙천자들이 대거 무소속 출마가 현실화된다면 PK 보수 표심 분열로 이어지면서 텃밭에서도 참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같은 전망은 홍준표(양산 을)·김태호(산청·함양·거창·합천) 전 도지사와 현역인 이주영(창원 마산합포)·김재경(진주 을)·김한표 의원이 모두 공천 결과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경선 후유증을 털어내고 본격적인 선거 진용을 꾸려가는 모양새다. 문상모 예비후보는 지난 6일 경선 과정에서 고발된 공직선거법 사건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 예비후보는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 주장을 충분히 고려하고, 중앙당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앞으로 검찰수사에 차분히 응할 생각”이라며 “앞서 거제시선관위에 기자회견 당시 상황과 저와 동창지간인 자원봉사자가 고교 동문들에게 문자메세지를 보낸 경위 및 해명자료를 모두 제출했기 때문에 검찰도 이를 토대로 조사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문 예비후보는 또 “다만 수사와 재판이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당선 무효를 주장하거나, 탈락 후보의 주장을 마치 확정된 사실인 것처럼 전파하는 행위는 당의 화합과 총선 승리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편협된 사고를 벗어나지 못한 채 근거없는 허위사실이나 흑색선전 등으로 후보 사퇴 주장을 계속하면 그 역시 법에 정한대로 엄중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해 자진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문 예비후보는 지난 주말 같은당 소속 도의원 3명과 회동해 향후 총선 전략을 협의했으며, 내주 중으로 공천장을 받는 대로 소속 도·시의원과 지지 당원들이 모여 총선 승리결의대회를 개최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여권 일각에서는 앞으로 문상모 예비후보가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불협화음을 완전히 털어내고 범여권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금껏 다소 소원했던 변광용 시장측은 물론, 탈락한 이기우 후보측 지지자들에게도 과감한 제스처를 통해 모두를 끌어안는 포용력을 발휘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경선에서 탈락 후 재심 신청까지 했던 백순환 예비후보는 오는 11일 오후 2시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상모 후보 지지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 후보는 8일 오후 거제저널과 통화에서 “경선은 경선이고 그 결과가 끝났으면 공천받은 우리 당 후보를 위해 서로 힘을 합치는 게 당원의 올바른 도리”라며 “거제의 미래를 위해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국회의원직을 가져오는데 기꺼이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지역정치권에 몸담아 온 전직 정치인은 "이번 총선의 5부 능선까지 온 결과를 종합하면, 한마디로 정치적 세대교체" 라며 “앞으로는 지역에서 시민과 함께 땀흘리고 호흡하지 않고서는 국회의원이나 시장되는 일은 불가능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김한표 의원이 결국 무소속으로 간다면, 남은 40일간은 역대 총선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이합집산을 비롯한 혼전 양상이 전개될 것"이라며 "이번 총선은 마지막까지 결과를 점치기 어려울 정도로 박빙의 표차로 승부가 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수정:기사일부 보강>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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