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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경찰 출신 9명 당선..역대 '최다'검찰 출신, 20대 보다 3명 적은 15명 당선..공수처·수사권조정 등 '견제와 균형' 역할 주목
서영천 대표기자 | 승인 2020.04.20 16:41

지난 15일 치러진 제21대 총선에서 역대 가장 많은 9명의 경찰 출신이 국회의원으로 당선 돼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치열한 당내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올랐던 경찰 출신 15명 중 최종 당선자는 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금까지 가장 많은 경찰 출신 국회의원이 활동했던 20대(8명)보다 1명이 더 늘어났다.

우선, 경찰이나 검찰 출신 모두 출마 후보에 비해 당선자를 많이 낸 곳은 야당인 미래통합당이다.

미래통합당에서는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초선·행정고시·대구 달서병), 서범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초선·경찰대·울산 울주), 윤재옥 전 경기지방경찰청장(3선·경찰대·대구 달서을), 이만희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재선·경찰대·경북 영천·청도), 이철규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재선·간부후보·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재선·간부후보·경북 경주) 등 6명이 당선됐다.

무도특채 출신으로 서울 노원 을에 출마했던 이동섭 의원과 공천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나섰던 정용선 전 경기지방경찰청장(경찰대·충남 당진)은 각각 고배를 마셨다.

더불어민주당은 임호선 전 경찰청 차장(초선·경찰대·충북 증평·진천·음성)과 황운하 전 대전지방경찰청장(초선·경찰대·대전 중구) 등 2명이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원경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간부후보·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이상식 전 대구지방경찰청장(경찰대·대구 수성을), 정우동 전 영천경찰서장(경찰대·경북 영천·청도), 조성환 전 밀양경찰서장(간부후보·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은 낙선했다.

국민의당에서는 사법고시 특채 출신으로 수서·송파·용인경찰서 수사과장(경정)을 지낸 권은희 의원이 비례대표로 3선에 성공했다.

이런 가운데, 검경 출신 후보간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두 곳은 1승1패로 무승부가 됐다. 충북 증평·진천·음성 선거구에서는 임호선 전 경찰청 차장(더불어민주당)이 부장검사 출신으로 3선에 도전한 현 미래통합당 경대수 의원을 꺽어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은 유상범 전 창원지검장(미래통합당)이 원경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더불어민주당)을 따돌렸다.

경찰대 선후배 간 대결에서는 선배가 체면을 세웠다. 경북 영천·청도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현역 이만희 의원(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은 경찰대 후배인 더불어민주당 정우동 후보(전 영천경찰서장)를 꺽고 재선에 성공했다. 이들은 경찰대 사상 처음으로 선후배가 총선에서 맞붙어 경찰대 동문들 사이에서도 적잖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악연(?)으로 한때 구설에 오르내린 인물들도 이번에 함께 당선돼 제21대 국회에서 질긴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검찰 저격수'로 불리는 대전 중구 황운하 당선인은 경찰대 출신으로 경찰수사권 독립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해온 인물이다. 황 당선인은 2017년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재임 당시 ‘고래고기환부 사건’으로 검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는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당시 새누리당 김기현 울산시장을 표적 수사했다는 공직선거법위반 혐의 등으로 현재 기소된 상태다.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울산 남구을에서 당선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당시 울산지방청장으로 재직 중이던 황운하 당선인이 청와대의 하명을 받아 자신의 측근 비리 수사에 나섰고 결국 울산시장 낙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어떻든 둘은 과거 울산시장과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엮어진 악연이 우여곡절을 거쳐 이번 국회에서도 이어지게 됐다.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3선에 성공한 권은희 의원은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었던 자신을 정치에 뛰어들게 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미래통합당)을 국회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두 사람의 악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2012년 18대 대선 직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권 의원은 당시 이른바 ‘국정원 댓글 공작 의혹 사건’을 담당하던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으로 김용판 당시 서울경찰청장이 사건수사를 축소·은폐했다고 폭로해 결국 김 전 청장이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김 전 청장은 2015년 1월 대법원에서 무죄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후 권 의원도 보수단체 고발에 따라 모해위증 혐의로 기소됐으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두 사람은 법정 공방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당시 사건과 관련해 서로의 입장을 강변하며 불편한 관계를 이어 왔으며, 이제 '제2라운드'를 21대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통해 벌이게 된 셈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지금까지 검찰 출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회의원 당선자가 적어 경찰 처우개선이나 검·경 조직 갈등에서는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경찰 출신들이 대거 국회 입성하게 되면 경찰조직에 상당한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특히 경찰 출신 의원들은 그동안 검경수사권 조정 등 양대 조직의 입장이 엇갈리는 부분에서는 소속 정당을 떠나 비슷한 목소리를 내왔다는 측면에서 경찰은 이를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편 경찰 출신들의 이같은 약진에 비해, 검찰 출신들은 상당수가 고배를 마셨다.

21대 국회에서 당선된 검사 출신 국회의원은 모두 15명(더불어민주당 6, 미래통합당 9: 무소속 홍준표·권성동 포함)이다. 이는 20대 18명 보다 오히려 3명이 줄어 문재인 정부의 개혁 대상이 된 검찰의 현재 처지를 대변한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번에 첫 당선된 전남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갑의 소병철 전 고검장, 전남 여수갑 주철현, 전남 여수을 김회재 당선인이 있다. 또 백혜련 의원은 수원을에서, 송기헌 의원은 원주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의 조응천 의원은 남양주갑에서 각각 재선에 성공했다. 

미래통합당에서는 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의 박형수 전 대구고검 부장검사, 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의 유상범 전 창원지검장, 베스트셀러 ‘검사내전’의 저자 김웅 전 부장검사가 서울 송파갑에서 첫 금배지를 달았다. 또 경남 통영·고성의 정점식 의원과 대구 중구남구 곽상도 의원은 재선, 서울 용산 권영세 의원, 부산 북구강서을 김도읍 의원은 3선에 각각 당선됐다.

공천 탈락후 무소속 출마한 대구 수성을 홍준표 전 대표, 강원 강릉 권성동 의원은 4선으로 기사회생 했으며, 이들은 미래통합당 출신으로 당선 후에는 입당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하지만 종로에서 이낙연 전 총리와 대권 후보 간 빅매치를 벌였던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일찌감치 사퇴했다. 앞서 서울지검장 출신의 최교일 의원(미래통합당)은 불출마, 김재경(미래통합당), 김재원(미래통합당), 금태섭(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와함께 충북 청주의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경북 상주·문경에서 무소속으로 3선에 도전했던 검사장 출신 이한성 전 의원, 강원 춘천시 철원·화천·양구군과 경기 수원을, 경기 남양주병에서 각각 3선에 도전한 김진태, 정미경 의원과 '조국 저격수' 주광덕 의원도 낙선 대열에 끼었다.

또 충북 증평·진천·음성군에서 3선 도전에 나선 경대수 의원, 바른미래당의 광주 동구남구을 박주선 의원, 민평당의 광주 북구갑 김경진 의원과 전남 여수갑에서 무소속 출마한 이용주 의원, 검사와 판사 경력을 모두 갖고 있는 민생당 조배숙 후보는 전북 익산을에서 5선에 도전했으나 줄줄이 쓴잔을 마셨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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