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고소·고발·진정 등 민원사건을 무작위 방식으로 배당할 수 있는 체계를 전면 시행키로 했다.

18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부터 무작위 방식으로 사건을 배당하는 내용 등이 담긴 '사건 배당에 관한 지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경찰은 사건접수 단계에서부터 수사관과 민원관계인의 유착 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일련의 조치를 시행해왔으나, 안팎으로부터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찰의 이번 조치는 수사 초기단계에서 부터 절차적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번 지침은 고소·고발·진정 등 민원사건을 주로 처리하는 부서인 경제범죄, 여성아동범죄, 사이버범죄 등 부서에서는 부서장이 수사책임자가 돼 무작위 배당 방식이 적용된다.

다만, 형사, 지능팀에서 주로 처리하는 현장검거, 당일 발생신고를 통해 접수되는 사건은 무작위 배당에서 제외된다.

또 무작위나 지정 배당한 사건 가운데 다시 배당이 필요한 경우 재배당도 가능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사건배당은 우선 무작위로 진행하되, 이미 진행 중인 사건이 있어 병합 처리가 필요하거나 수사관이 사건관계인과 특수관계인 경우 등에는 사유를 기재하고 특정 계·팀을 지정해 사건을 맡길 수 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부터 서울경찰청과 경기남부경찰청 산하 10개 경찰서에서 무작위 방식 등 신규 배당 제도를 시범 운영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첫 단계인 사건 접수, 배당 절차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하기 위한 조치"라며 "수사에 대한 내부통제 장치를 더욱 촘촘하게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검경 수사권조정에 따른 수사 투명성과 공정성을 전제로 한 수사력 강화를 위해 일련의 수사제도 개선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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