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운동 닷새째인 19일 오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가 거제를 방문했다.

윤 후보는 거제시 고현동 엠파크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을 향해 "거제의 조선업이 4차 산업혁명의 첨단과학 기술을 받아들여 더욱 업그레이드 되고 세계 최고의 조선기술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강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께부터 2시간 가까이 진행된 거제 유세는 윤 후보의 본격 연설에 앞서, 경남 '열정유세단'의 율동을 시작으로 선대위 주요 당직자 소개 및 연예인 유세단, 국민연설원, 경남과 거제의 주요 정치인 등이 차례로 연설에 나섰다.

시민들의 눈길을 끈 '연예인 유세단'은 개그맨 조영구, 김창준 씨가 짧은 즉석 연설을 하고, 가수 박일남 씨와 김흥국 씨는 각자 히트곡인 ‘호랑나비’ 등을 한 소절씩 부르며 흥을 돋구었다.

이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손자인 김인규 국민의힘 청년보좌역은 "할아버지의 ‘대도무문’ 철학이 윤석열 후보의 가치관과 일치한다"며 윤석열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했다.

청년대표로 나선 김선민 거제시당협 청년위원장은 "고리타분하고 권위적이던 보수정당이 이렇게 변했다"면서 "윤석열 후보야말로 법과 원칙, 공정과 정의, 상식에 입각한 가장 유일한 대통령 후보"라고 치켜세웠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 도지사 출마가 확실시되는 창원시장 출신의 박완수 의원과 경남도지사와 행안부장관을 각각 지낸 김태호 의원 및 이달곤 의원도 차례로 나서 연설했다.

지역구 출신이자 윤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서일준 의원은 많은 시민들이 모인 것을 보고 다소 상기된 듯 "그동안 조선산업 침체와 대우조선 매각 논란 등에 대해 현 정권이 진정 거제를 위해 무엇을 해줬느냐"고 잔뜩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향해선 "매일 말바꾸고 부패의 몸통일 뿐 아니라 영남에 가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표얻기 놀이하고, 다른 데 가선 박 전 대통령 존경한다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안다는 이런 이중인격자를 5천만 국민의 운명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 밀면 되겠나"라고 직격했다.

시민들은 연설 중간에 사회자가 정권교체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거제필승 윤석열!을 선창할때마다 큰소리로 연호했다.

오후 3시10분이 조금 넘어 행사장에 도착한 윤석열 후보는 식전 이벤트로 대선 승리를 기원하는 승전고를 직접 울리고, 거제 외포 청년어부에게서 과거 임금님 진상품이라는 왕대구포를 선물로 받고 활짝 웃었다.

이어 연단에 오른 윤 후보는 모여든 인파에 고무된 듯 첫 일성으로 "거제시민 여러분! 왜 이렇게 많이 나오셨습니까. 저도 솔직히 놀랐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큰소리로 인사했다.

그는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환영해주신 것을 보니 제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고 우리 국민의힘이 각오를 더욱 새로이 해야겠다"고 말하자, 현장에 모인 시민들은 일제히 "윤석열" "대통령"을 외치며 환호했다.

윤 후보는 "지근거리에서 저를 보좌하고있는 서일준 의원을 통해 거제 현안을 잘알고 있다"면서 "거제의 제2의 도약을 위해 조선업이 4차 산업혁명을 받아들여 더욱 업그레이드 되고 세계 최고의 조선 기술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강력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또 "최근 산업은행과 대우조선의 합병이 무산됐는데, 빠른 시일 내 대우조선이 유능하고 능력있는 주인을 맞이해 거제의 지역경제와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대우조선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거제까지 연장해 4통8달 교통의 요지가 되도록 교통망을 촘촘히 구축하겠다"며 "저희가 정부를 맡게 되면 거제가 국제적인 관광휴양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집중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거제에 대한 젊은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학창시절 여름에 친구들과 이 거제에 오면 엄청난 규모의 조선소를 보고 자부심을 느꼈다"며 "지금은 어떤가. 과거 거제의 영광을 다시 되찾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집권 5년을 돌아보니 우리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더 그리워진다"며 "김 전 대통령께서는 이런 낡은 이념과 자기들끼리 이권에 나눠먹은 패거리 정치를 하지 않으셨다"고 목청을 높였다.

윤 후보는 "민주당이 과거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치를 배우고 전통을 이어간 훌륭한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지금도 양식있고 훌륭한 정치인들이 많이 있다"며 "그러나 이 사람들은 마치 군벌과도 같은 586운동권 이념 세력에 갇혀 꼼짝도 못하고 있다. 그게 바로 한국 정치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윤 후보는 "이번 대선은 오만하고 국민을 무시하며 이권을 나눠먹고 혈세를 낭비한채 말로는 국민을 위한다면서 양극화만 가중시킨 무능하고 부패한 현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윤 후보는 "3억5000만원 갖고 들어가 도시개발 사업으로 8500억 따먹고, 앞으로 1조 가까이 더 챙긴다는데 허리 휘어지게 일하는 서민과 근로자들이 일할 생각이 나겠나"라며 "부정부패를 단죄해야 하는 것은 국민을 위해서, 나라의 경제 발전을 위해 하는 것이지 이게 보복인가"라고 최근 논란이 된 자신의 발언을 되짚었다.

윤 후보는 또, 최근 자신의 노동 공약이 퇴행적이라고 질타받은 걸 의식한 듯 "노동이라고 하는 것은 모든 노동자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이 함께 보장받고 누려야 하는 것"이라며 "소수의 강성 노조, 강성노조와 결탁한 민주당 정권의 전유물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3시50분께 거제 유세를 무사히 마치고 다음 행선지인 통영으로 향했다.

앞서 윤 후보는 김해 유세를 끝내고 거제로 이동 중에 장목면 대계마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았다. 윤 후보는 방명록에 "정직하고 큰 정치로 개혁의 문민시대를 연 김영삼 대통령님의 정신을 배우겠다"고 적었다.

생가 방문에는 김 전 대통령의 손자이자 국민의힘 선대본부 청년보좌역을 맡고 있는 김인규 씨 등 일행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기념관과 주변을 둘러본 후 고현동 유세장으로 향했다.

이날 일부 수행기자들은 서일준 의원이 윤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아선지, 앞서 열린 김해와 양산지역 유세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린 것 같다고 평가했다.

행사장에는 젊은층보다는 가족단위로 찾은 중장년층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주최측은 1만여 명의 시민이 운집한 것 같다고 주장했으나, 행사전문가들은 6000~7000명 수준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국민의힘 거제선대위측은 예상보다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자 고무된 표정으로 시의원과 선대위 관계자, 핵심당원 등을 연단 주위와 곳곳에 배치해 행사장 관리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안전을 책임진 거제경찰서도 하임수 서장의 지휘로 전 형사·수사요원이 동원돼 행사 직전부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느라 바짝 긴장한 모습으로 현장 경호활동을 폈고, 다행히 별탈없이 행사가 끝나자 적잖게 안도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도중 한 퀵서비스업체 직원이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인파에 막혀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자 큰 소리로 불만섞인 욕설을 하다 주변 시민의 제지를 받는 등 옥신각신하는 모습도 눈에 띄였다.

<윤석열 후보가 거제 유세장으로 이동하던 도중 장목면 대계마을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에 들러 수행원들과 기념관 내부등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독자>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저작권자 © 정의로운 신문 거제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