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거제시장 공천에서 탈락한 김한표 전 국회의원이 22일 오전 10시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번의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를 공천 배제한 정치적 음모를 규탄한다"고 성토했다.

김 전 의원은 미리 준비한 '김한표, 반드시 살아서 마지막 봉사를 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의힘 거제시장 공천학살 음모 규탄 성명'을 낭독하고 공천 배제의 부당성을 토로했다.

김 전 의원은 먼저 "지난 21일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거제지역에서 공표된 4번의 여론조사에서 매번 1등을 달리던 저를 컷오프시키고, 차점자 순으로 3명의 경선 후보를 발표했다"고 서두를 꺼냈다.

이어 "주홍글씨처럼 저를 따라다닌 뇌물수수죄는 20년 전 16대 총선에서 검찰총장 출신 김기춘 후보와 접전 뒤에 일어난 억을한 사건"이라며 "정치적 탄압으로 얼룩진 과거사를 크게 문제삼아 경선후보 탈락의 결정적 이유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서울 상도동에서 살던 집을 헐고 집을 짓다가 자잿값이 너무 올라 공사대금으로 빌린 돈을 뇌물로 몰았다"며 "개인간 채무에 대해 특가법상 뇌물죄로 구속하더니 무죄가 선고될 것 같자 일반 형법상 뇌물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를 때렸다"고 부당함을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나중에는  뇌물액수는 없다. 서장 재임시 돈을 빌린 것은 뇌물이고 지인으로부터 3개월 빌린 원금만 돌려달라는 요청에 원금만 돌려 줬는데 이자액을 뇌물로 몰아갔다"면서 "그동안 무소속과 당 공천을 통해 거제시민에게 2번 선택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돼 거제를 위해 일하고 당이 어려울때는 끝까지 당을 지켰다"고 목청을 높였다.

경선이 확정된 3명의 예비후보에 대해서도 "국민의힘 당규 제4장 후보자 심사, 제14조에 의하면 성범죄, 음주운전, 무면허, 뺑소니 등은 공천 원천 배제 대상"이라며 "도저히 이해 할수 없다"고 지적했다.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김 전 의원은 "현재 중앙당 공관위에 이의신청을 했다"며 "만약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엔 특단의 결심을 하겠다"고 말해 재심 결과에 따른 후폭풍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서일준 현 국회의원을 직격했다. 김 전 의원은 "서 의원에게 엄중히 묻는데, 난 지난번 21대 총선 공천 때 경선도 없이 탈락시킨 막장 공천의 희생자였다"며 "대의를 위해 불출마를 선언해 표의 분산을 막아 서일준 의원이 당선되는데 일조했는데 2년 후 돌아온 건 저에 대한 정치적 확인 사살"이라고 분노했다.

김 전 의원은 또 "오늘의 이런 처사는 결국 부메랑이 돼 서 의원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이런 경선과 공천이라면 민주당 후보만 이롭게 해주는 이적행위로 오만한 권력은 결코 오래가지 못함을 명심하고, 그리고 원망하지 마라"고 경고했다.

이어 가진 기자와 질의응답에서 '만약 재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재심 결과가 오늘이나 내일께 나올지 모르겠지만, 아직 최종적인 결론을 앞서 말하지 않겠다. 그때가서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다른 한 기자가 '이번 공천 탈락이 뇌물죄 때문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속뜻은 숨겨두고 이걸 끄집어내 핑계로 삼아 어떻게든 김한표를 쳐내려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정치를 명예롭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해 왔는데, 거기엔 공정한 경선 참여 보장과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 공정한 경선에 참여해서 결과가 나오면 깨끗히 승복하겠다고 누누이 얘기해 왔다. 그런데 아예 경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원천 배제하는 이런 처사가 어디 있느냐''고 날을 세웠다.

'서일준 의원이 왜 이런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내가 평소에 김한표를 적으로 삼지 마라, 갈라치기 하지 마라고 수차례 얘기했는데 그동안 다른 후보측을 통해 김한표는 공천 배제된다, 무소속 출마한다는 온갖 소문을 내면서 나를 공격해왔다"며 "이는 윤석열 당선인이 말하는 공정과 상식에도 반하는 비열한 작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공천시 당규상 지역당협위원장이 의견을 내는 걸로 아는데 서 의원이 의견을 개진했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그는 "너무 과하게 개진됐다. 4번의 여론조사에서 단 한번도 1등을 놓치지 않았는데 이런 후보를 공천에서 배제했다"면서 과거 공관위원장 시절 진주시장 공천을 놓고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중재를 통해 후보 단일화를 이뤄낸 과정을 소개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 전 의원 지지자 50여 명도 참석했다. 이들은 회견 도중 서일준 의원을 향해 원망섞인 고함을 지르는가하면, 회견 직후에는 단상으로 나가 '서일준 의원 각성하라' '상식없는 불공정 경선' '2년 뒤엔 총선이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피켓팅'을 벌였다.

이어 이들은 오전 10시35분께 고현동에 있는 서일준 국회의원 지역사무소를 항의 방문했다. 이곳에서도 "타파하라 불공정 경선' 등 구호를 외치고 20분 간 머물다 자진 해산했다. 김 전 의원은 현장에 동행하지 않았다.

당시 지역사무소에는 사무국장 등 관계자 3~4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나, 서로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다. 다만 "똑바로 하라"는 등 뼈있는 말이 잠시 오가기도 했다. 

다음은 김한표 전 의원의 성명서 전문이다.

<22일 오전 김한표 전 의원의 거제시청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지지자 50여 명이 고현동 서일준 국회의원 지역사무소에 찾아가 "불공정 경선 타파하라" 등 구호를 외치치고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당시 사무실엔 사무국장 등 서 의원실 관계자 3~4명이 있었으나 다행히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이들은 20여 분간 머물다 자진해산했다. 김한표 전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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