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거제경찰서 직장협의회장인 이을영 경위가 정문 앞에서 '행안부 경찰국 신설 반대' 삭발 시위를 벌이고 있다. 거제서 직협은 행안부 계획 발표 시기인 오는 14일까지 직협 임원을 중심으로 릴레이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행정안전부(장관 이상민)가 현 정부들어 뜬금없이 '경찰국' 신설 등을 추진키로 한 가운데, 전국의 전‧현직 경찰관들의 강력한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거제경찰서도 직장협의회를 중심으로 릴레이 반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첫날인 8일에는 이을영 거제서 직협 회장이 삭발을 한 후 정문 등지에서 1인 시위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이을영 회장(경위)은 "행안부의 말도 안되는 경찰국 신설에 거제서 전체 직원들의 의사를 반영해 투쟁에 나서게 됐다"면서 "과거 정권의 입맛에 따라 휘둘리던 경찰 시절로 되돌리려는 행안부의 시도는 반드시 철회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거제서 직협은 앞으로 부회장과 사무국장 등 직협 임원 9명과 시위 동참 자원 직원들이 계속해서 시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4일 경남 24개 경찰관서 직장협의회는 행정안전부의 가칭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로 결의 했다.

이들은 출퇴근 시간에 맞춰 각 경찰서와 여당인 국민의힘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의 부당성을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남 직협은 이와 함께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화운동으로 사라진 행안부 전신인 내무부 산하 경찰국을 다시 부활시키는, 시대에 역행하는 반민주적인 관료주의 전횡을 보여주고 있다"며 "경찰의 민주적 관리와 운영을 진정 원했다면 외부 민주적 통제 방안인 국가경찰위원회 그리고 주도적으로 경찰조직을 변화시킬 주체인 경찰의 의견, 국민과 시민단체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렴해 추진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80년대 내무부 보조기관이던 치안본부를 경찰청으로 독립시킨 것은 1990년대 경찰법 제정에서 비롯됐으며, 당시 내무부에서 경찰조직을 분리하고 독립된 경찰위원회 관리하에 둬 경찰의 정치적 중립과 민주적 통제를 실현하려는 것이었다"면서 "경찰국은 경찰청을 지휘·감독하는 옥상옥이 되고 외압 도구로 사용될 것이 뻔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권력에 의해 휘둘리는 통제가 아니라 시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민주적 통제를 원한다. 경찰의 민주적 통제 강화를 위해 행안부 소속 국가경찰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 독립적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실질화해 위상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 추진은 경찰청의 경찰 지휘·인사·예산·감찰·징계권 등 권한을 넘겨받는 등 경찰 조직에 대한 견제가 골자다. 이에 대해 경찰은 경찰독립성·중립성 훼손은 물론, 과거 독재정권 시절 '치안본부' 사례처럼 권력에 대한 경찰의 정치 예속화를 우려해 반발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행안부는 경찰 관련 지원조직 신설, 경찰청장 지휘 규칙 제정, 경찰 고위직 후보 인사추천위원회 설치, 감찰·징계 제도 개선, 대통령 소속 가칭 경찰제도발전위원회 설치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오는 15일까지 경찰 지원조직과 지휘 규칙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국공무원노조 거제시지부가 경찰중립성, 독립성 확보를 위한 경찰직협의 투쟁을 지지하는 현수막을 거제시청 정문에 붙여놓았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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