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지난 29일 "1일부터 시행 예정"...30일 "전국 적용 장시간 걸려" 변명, 졸속 발표 '자인'  

경찰이 오는 9월1일부터 어린이 보행자가 적은 밤 9시부터 아침 7시까지 스쿨존에서도 최대 시속 50㎞까지 운행 할수 있게 된다고 발표한 정책을 하루만에 사실상 뒤집어 논란이다.

어린이 보호와 직결된 중요 사안을 사전 준비도 없이 언론과 국민에게 덜컥 발표해놓고 여의치 않자 이를 슬그머니 주워담으면서 이치에 맞지 않은 변명으로 눈총을 받고 있다.

경찰청은 30일 "스쿨존 시간제 속도제한은 이미 시범운영 중인 전국 8개소에서 우선 운영되며 이후 지역 실정에 맞춰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쿨존 '시간제 속도제한'은 어린이 보행자가 적은 시간대(밤 9시~오전 7시) 스쿨존의 제한속도를 기존 시속 30㎞→50㎞로 완화하는 내용이다.

경찰은 내달 1일부터 속도제한 완화가 가능한 스쿨존 8곳은 서울 광운초와 인천 부원·미산·부일·부내초, 광주 송원초, 대전 대덕초, 경기 이천 증포초 등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곳은 이미 지난해부터 '시간제 속도제한'을 시범 운영 중인 곳이다. 이날 경찰 발표대로라면 9월1일부터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현장조사도 필요하고 예산도 소요되는 제도라 현실적으로 올해 안에 많이 바뀌기는 어렵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스쿨존 '시간제 속도제한'을 오는 9월1일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발표해놓고 하루 뒤인 30일에는 마치 '없던 일'처럼 입을 다문 것이다.

이는 경찰이 현재 시범운영 중인 곳을 제외하면 전국적으로 스쿨존 속도제한 완화에 필요한 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졸속 발표한 것을 자인한 꼴이다. 

스쿨존 속도제한을 시간대별로 달리 하려면 표지판이나 노면 표지도 바꾸고 가변형 속도 표시 전광판을 설치하는 등 각종 교통시설물 교체가 선행돼야 한다. 

실제 지난 29일 거제저널이 '내달부터 스쿨존 속도 '밤 9시~아침 7시' 50㎞ 상향...거제 연초초교 앞 30㎞ 하향?' 기사를 헤드라인 보도하자, 3시간만에 1500뷰(접속횟수)를 기록할 정도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았다.

오히려 일선 경찰 내부에서조차 "스쿨존 속도 완화는 현장 조사와 교통표지판 교체 등 시설 개선과 이에 따른 예산 투입도 필요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갈팡질팡'하는 경찰의 해프닝에 정작 운전자들의 혼란이 예상되자, 일부 지자체는 "혼동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하는  촌극마저 벌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경찰의 '해프닝'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4일 잇단 흉기 강력범죄에 따른 정부 대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배석한 윤희근 경찰청장은 느닷없이 4년전 폐지된 의경제도 부활을 예고했다.

윤 청장은 "7500~8000명 가량의 의경을 확보하는데 7~8개월 가량 소요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설명까지 덧붙였다.

윤 청장의 이같은 설명은 당시 거제저널을 비롯해 전국 언론매체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하루만인 다음날 국방부가 반대하고 윤석열 대통령도 "군 병력 자원도 부족한 상황에서 의경을 다시 부활한다는 건 현실성이 없다"고 한마디로 일축해버렸다. 이후 윤 청장은 이와 관련된 해명이나 사과는 없었다.  

최근 이같은 잇단 정책 혼선은 물론, 경찰의 '눈치보기'가 한심할 정도라는 질타가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경찰 내부는 물론, 전직 경찰 모임인 경우회 일각에선 윤희근 경찰청장 퇴진을 주장하며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한 수사경찰 출신 60대 경우회원은 "지난달 31일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개정안 입법예고에도 경찰은 '이미 의견을 개진했다'며 꿀먹은 뭐 마냥 입을 다물어 분통이 터졌다"고 직격했다.

이어 "윤 청장은 행안부 경찰국 신설 때는 장관에 짝짜쿵 해주고,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에게 수모를 주는 일 등은 득달같이 앞장서 해치워 왔다"며 "청장이 경찰조직 보호는 커녕, 정권 비위 맞추기에 앞장서려면 단 하루라도 빨리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날을 세웠다.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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