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고현동 계룡사 대웅전 화재현장. 출처=경남소방본부>

[2보. 오전10시20분] 간밤의 방화로 소실된 계룡사 대웅전은 검게 탄 일부 잔해만 남았을 정도로 처참했다. 대웅전이 있던 자리라는 짐작만 갈 뿐 웅장한 건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사찰 경내는 불 탄 잔해를 치우는 포크레인 소리만 들릴 뿐 오히려 적막감이 흘렀다.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은 몇몇 신도는 불 탄 대웅전 쪽을 황망히 바라보다 합장한 채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거제경찰서는 3일 오전 0시25분께 고현동 한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지인의 택시에 불을 지르고 15분 후 계룡사로 이동해 대웅전에 방화한 50대 A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A씨는 범행 당시 술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평소 별다른 일 없이 때론 일용직으로 전전하며 동네 주변에서 자주 술을 마시고 배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동기에 대한 경찰의 추궁에도 "법당에서 술을 못마시게 해서"라고 횡설수설 하는 등 그다지 신뢰성이 없는 진술로 일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사가 끝나는대로 A씨에 대해 현주건조물방화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1보. 3일 오전 7시54분] 3일 오전 0시40분께 거제시 고현동 계룡사에서 큰 불이 났다. 계룡사는 거제시립도서관 윗쪽 계룡산 기슭에 있다.

주민 신고로 출동한 거제소방서와 신현119안전센터 소속 소방관 80여 명은 3시간 만인 오전 3시50분께 불길을 잡았다.

이 불로 사찰 대웅전 129.6㎡ 1개 동을 비롯해 법당 내부 집기 등이 완전히 불에 타 약 4000만 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다행히 심야 시간이라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즉시 수사에 착수한 거제경찰서 형사대는 사찰 주변 CCTV를 통해 대웅전에 침입한 한 남성이 휴대용 라이터로 커튼에 불을 붙이는 장면을 포착했다.

이어 오전 3시40분께 인근의 간이 주점에서 태연히 술을 마시고 있던 50대 용의자를 긴급체포, 경찰서로 압송해 조사하고 있다.

앞서 이 남성은 계룡사 대웅전에 불을 지르기 15분 전인 오전 0시25분께 고현동 한 아파트 주차장에 서 있던 택시에도 라이터로 불을 붙여 방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해당 용의자를 상대로 연쇄방화 이유 등을 조사 후 자동차 및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수사관계자는 "아직 피의자를 상대로 수사중인 사안이라 정확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50대 남성의 방화로 완전히 불에 타 소실된 계룡사 대웅전 잔해를 중장비가 치우고 있는 모습. 1월3일 오전 촬영>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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