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남성 A 씨의 방화로 완전히 불에 타 소실된 계룡사 대웅전. 중장비가 잔해를 치우고 있는 모습. 1월3일 오전 촬영>

새해 벽두 어이없는 이유로 거제의 한 사찰 대웅전과 택시에 잇따라 불을 질러 시민들을 놀라게 했던 A(56) 씨가 구속됐다. 

거제경찰서 형사과는 지난 5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으로부터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유치장에 수감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4일 A 씨에 대해 현주건조물·자동차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 씨는 지난 5일 오전 통영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거쳐 이날 오후 구속됐다.

A 씨는 지난 2일 오전 0시25분께 거제시 고현동 모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지인 소유 택시 트렁크에 불을 지른데 이어, 15분 후인 0시40분께 고현동 계룡사 대웅전에 들어가 라이터로 커튼에 불을 붙여 방화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불을 지르고 도망한 A 씨는 범행 3시간 후인 2일 오전 3시36분께 고현동 한 간이 주점에서 태연히 술을 마시다 추적해 온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A 씨는 경찰에서 최근 해당 사찰에서 점심공양 때 술을 마시려다 사찰 관계자로부터 제지당한데 불만을 품고 불을 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주변에 따르면, 그는 어릴 적 비교적 유복한 집안에서 자라 정상적인 진로를 거쳐 서울에서 이름있는 대학까지 마쳤다.

그러나 이후 잇단 사업실패와 비관 등으로 술을 가까이하고 별다른 직업도 없이 고향인 고현동 일원을 전전해왔다. 그러면서

그런 과정에서 무전취식이나 시비소란, 사소한 폭행 등으로 최근까지 수십차례 경찰서를 들락거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를 6일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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