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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정치인 현수막 '홍수' 알고보니... 법 개정 정치인 가장 큰 '수혜' 모순지난해 12월11일 옥외광고물법 개정, 아무곳이나 15일간 게시 가능...대부분 치적 홍보용 '눈살', 재개정 해야
서영천 대표기자 | 승인 2023.01.20 16:25
<상동동 거제축협 앞 사거리 모습. 사진 오른쪽에 지정게시대가 있는데도 사진 정면(모자이크 처리)에 정치인들이나 조합장 출마예정자측이 붙인 현수막이 아무렇게나 내걸려 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정치인과 오는 3월 선거에 나설 조합장 출마예정자들의 무분별한 현수막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길거리에 정당이나 정치인의 홍보용 현수막이 유난히 많이 내걸리면서 그 이유가 시민들의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논란의 원인은 지난해 12월11일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 광고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옥외광고물법)이 개정돼 관련 조항이 신설됐다. 이에 따라 각 정당은 허가나 신고 없이 정치적 현안 등을 담은 현수막을 15일간 아무데서나 게시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옥외광고물법 제8조 제8호는 ‘정당이 정당법 제37조 제2항에 따른 통상적 정당활동으로 보장되는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 현안에 대해 표시·설치하는 경우 다만, 현수막 표시방법 및 기간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돼 있다. 여기에 해당될 경우 ‘허가·신고에 관한 제3조 및 금지·제한등에 관한 제4조를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이다.

국회가 기존에 관혼상제나 학교행사 종교행사, 적법한 정치활동, 적법한 노동운동 등 7개 항목에다 자기들 정치  항목을 추가로 신설해 지금껏 제약을 풀어버린 것이다.

결국 정치인들이 앞장서 법을 개정하고 스스로 가장 큰 수혜자가 되는 모순이 벌어진 셈이다.

개정된 옥외광고물법은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대한 현수막을 설치하는 경우 옥외광고물법에 따른 허가나 신고를 하지 않고 자유롭게 부착할 수 있다. 또 정당 현수막에는 반드시 정당 명칭·연락처와 설치업체의 연락처·표시 기간(15일 이내)을 기재해야 한다.

그런데도 실제론 이런 규정이 현장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정당에서 내거는 대부분의 현수막이 정당활동이라기보다, 정치인 개인의 치적 선전이나 여론전 수단으로 무분별하게 변질돼 이에 따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당초 이 법을 개정하기 전 행정 등 일각에선 정당의 현수막이라도 규제와 일정한 제한을 둬야 무분별한 현수막 난립을 막을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국회의원들은 이를 깡그리 무시해버렸다.

더구나 정당 명칭이나 연락처·설치업체의 연락처·게시기간·글자 규격 등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없다. 그러다보니 특정 정치인의 얼굴이나 홍보문구는 눈에 띄게 크게 표시하면서도, 해당 부분은 눈여겨 보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글자를 작게 표시해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고 있다.

이와 함께 현수막을 게시할때도 지정게시대를 이용하고, 차량이나 보행 방해 등 안전상 문제가 없어야 함에도 이 역시 제대로 지켜지 않고 있다.

현재 거제 중심 시가지나 시야가 확 트인 주요 도로 교차로, 육교 등지에는 각 정당이나 정치인의 설 인사, 개인의 정책 및 치적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나붙어 도심 미관을 해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현수막을 도로변 가로수에 이어놓는가 하면 가로등이나 보행자 보호용 울타리까지 이중 삼중으로 마구 걸쳐 게시해 운전자나 보행자 시야에 방해를 준다는 지적이다.

거제시도 개정된 옥외광고물법 현수막이 시행되기 전부터 너무 많은 현수막을 설치해 도시미관을 해치거나 각종 안전사고가 유발되지 않도록 각 정당에 협조문을 발송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개정된 옥외광고물법에도 게시물 수량에 제한이 없는 탓에 골머리를 앓는 모양새다.

정당이나 정치인 현수막의 무분별한 게시를 바라보는 시민들  반응도 대개 부정적이다. 현수막 난립과 관련해 요즘 불편·불만을 토로하는 시민들의 민원전화가 거제시에 빗발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시민들은 "저런 거 많이 내건다고 누가 알아주고 표 찍어줄 것으로 착각하는지 모르겠다. 다 자기들 잘난 맛에 온갖 현수막으로 도배하지만 시민들은 전혀 관심없다"면서 "저럴 돈 있으면 어려운 시민 한 명이라도 더 도와주는 게 사람된 도리"라고 일침을 가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개정 옥외광고물법 시행 전만 하더라도 거제지역 광고물 관리는 타 지자체에 비해 잘 정비되고 있는 편이었다"면서 "하지만 최근들어 정당이나 정치인 현수막 때문에 민원이 빗발칠 정도로 난립 문제가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보행자 안전이나 교통에 방해가 되는 현수막을 철거해달라는 민원이 끊이지 않는데 상대가 정치인이라 난감하다"며 "현재로선 각 정당에 게시물 수를 적당히 제한해 달라고 권유하는 협조문을 보내는 일 밖에 따로 할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행정전문가와 학계에서도 "정치인(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업적 홍보용으로 법을 함부로 개정한 것도 모자라, 무분별한 현수막 난립까지 앞장서면서 정치에 대한 강한 불신과 국민적 반감만 커진다"고 질타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옥외광고물법을 재개정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지난 12일 인천지역 10개 군수·구청장협의회는 도로변에 아무렇게나 걸린 정당과 정치인 현수막을 단속할 수 있도록 현행 옥외광고물법과 시행령 재개정을 요구하는 공동 건의문을 채택해 행정안전부에 전달했다.

이 건의문에는 국민이 공감하는 수준에서 정치 현수막 규격과 수량·위치 등 세부 기준을 마련하고 도시 경관을 훼손하거나 차량·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해당 자치단체가 철거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편 이런 가운데, 경기 과천시의회 일부 여·야 시의원들이 설 맞이 현수막에 '화합'의 메시지와 함께 나란히 사진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9일 경기도 과천시의회 소속 국민의힘 황선희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주리 의원, 국민의힘 우윤화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주연 의원은 합동으로 신년인사 현수막을 내걸어 여러 측면에서 적잖은 긍정적 의미를 준다는 평가다.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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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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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다 2023-01-23 14:18:54

    구구절절 옳은 지적입니다. 부끄러움도 뭐 잘한다고 거제시 육교 7곳 중에 국회의원이 4곳, 시장이 3곳을 선점해 현수막을 붙인게 잘한 겁니까? 시민 여러분 판단을 믿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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