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마약사범 단속의 고삐를 바싹 죄는 가운데, 단순투약 사범도 원칙적으로 구속수사키로 하는 등 처벌 강화 방침을 밝혔다. 

각 수사기관이 참여하는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14일 오전 대검찰청에서 제2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박재억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검사장), 김갑식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형사국장(치안감), 한창령 관세청 조사국장, 장인식 해양경찰청 수사국장(치안감),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준장) 등 17명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단순 마약 투약사범이라도 두 번 이상 마약에 손을 댄 경우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날 검찰은 우선 처음 적발된 투약사범이라도 원칙적으로 구공판(기소) 처분하고, 상습·반복 투약이 밝혀졌는데도 혐의를 부인하거나 마약 유통 경로에 침묵할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구속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과거 기소유예 전력이 있다면 재범 시 종전 사건까지 병합 기소해 처벌을 무겁게 할 방침이다. 새 처분 기준은 검찰뿐 아니라 경찰, 군경찰, 해경 등 다른 수사 기관에 모두 공유·적용된다.

이처럼 단순 투약사범의 처벌 기준을 강화한 배경에는 마약 투약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약화돼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

최근 배우 유 모씨나 전 경기지사 자녀 등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구속영장이 번번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마약 수요가 억제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특수본이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마약사범이 558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307명)보다 29.7% 늘었다. 이 가운데 투약사범이 3084명(투약 2662명·소지 422명)으로, 전년 동기(2332명)보다 3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10~20대 마약사범이 2035명(10대 138명)으로, 전체 5587명의 36.4%를 차지했다. 그러나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

특수본은 2020~2022년 판결 확정 투약사범 중 95.9%가 징역 2년 미만을 선고받았으며, 51%는 해당 형의 집행이 유예됐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마약 수요 억제가 동반되지 않는 공급 단속·처벌은 유통 시장에서 공급조직을 바꾸는 결과에 불과하다"며 "마약범죄를 근절하려면 마약 수요를 강력히 억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마약범죄 척결'을 지휘하는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를 확대·개편했다. 기존에 참여하는 검찰·경찰·관세청 등 3개 기관에다, 이날부터 국방부와 국정원, 해경 등 다른 수사 기관도 합류했다. 

이번 조치는 공해상이나 군부대 내에서 벌어지는 마약범죄도 엄단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민간에서 군으로 유입되는 마약류 차단하고 군 내 마약범죄에 대한 신속한 대응체계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4월 군 내에서 적발된 마약 사범이 18명으로, 지난해 군 전체 마약사범 32명의 절반을 넘어섰다.

앞서 특수본은 지난 4월10일 검찰·경찰·관세청 인력 840명 규모로 출범했다. 해경·국정원·국방부가 특수본에 참여하게 되면서 인력 134명이 추가 투입된다. 국정원을 제외한 해경 수사 인력 86명, 국방부 수사 인력 48명(군검찰 25명·군사경찰 23명) 등이다. 

<특수본 자료>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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