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의 울산급 호위함 모형이 MADEX 2023에 전시됐다. 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대표이사 권혁웅 부회장)이 총 8300억 원 규모 해군 차기 호위함 2척의 건조사업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14일 해군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울산급 배치3(Batch-Ⅲ) 5∼6번함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오션을 선정했다. 

이번 수주전에서 한화오션은 최종점수 91.8855점을 받아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을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총 91.7433점을 받은 HD현대중공업은 100점 중 80점을 차지하는 기술능력 평가에서 0.9735점 앞섰지만, 앞선 불공정 행위에 따른 감점으로 고배를 마셨다.

HD현대중공업은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사업과 관련해 개념설계 등 군사기밀을 무단 촬영해 공유한 혐의로 12명의 직원이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1월 전원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로 인해 HD현대중공업은 2025년까지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에서 1.8점이 감점된다. 

한화오션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최근 한화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첫 수상함 수주전에서 경쟁업체를 눌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울산급 배치3 프로젝트는 3500t급 최신형 호위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구형 호위함과 초계함을 대체하는 이지스급 차세대 호위함을 건조해 해군에 납품하게 된다.

앞서 배치3의 1번함은 HD현대중공업이 2020년 3월 4000억원에 수주했다. 2~4번함은 SK오션플랜트(옛 삼강엠앤티)가 지난해 1월 척당 3300억~3500억원에 계약을 따냈다. 이번 한화오션의 잠정 수주로 3개사가 골고루 건조하게 됐다.

한편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은 1981년 방산업체 지정 이후 수상함 건조를 시작했다. 국내 최초로 구축함 100% 자체 설계·건조에 성공하며 한국형 구축함 건조 사업에 모두 참여한 유일한 조선사다.

대구급 호위함 시리즈 8척 중 절반을 비롯해 한국형 구축함 사업(KDX 사업)에서 3000t급 KDX-1 3척, 4000t급 KDX-2 3척, 7600t급 KDX-3 1척 등 지금까지 40척 이상의 수상함을 건조했다.

한화오션의 수상함 경쟁력은 해외 시장에서도 인정받았다. 1998년 3월 방글라데시 해군 호위함 수주를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훈련함 2척(2010년), 영국 군수지원함 4척(2013년), 노르웨이 군수지원함(2013년), 태국 호위함(2013년) 등 수상함 수출 역사를 써 왔다.

하지만 경영 악화가 장기화하면서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에 시장 주도권을 뺏겼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상함 수주실적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러다 최근 방산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한화그룹에 편입되면서 그룹 내 우수한 무기체계까지 더해 기술 경쟁력과 건조 역량이 배가(培加) 됐다는 평가다.

한화오션은 이번 울산급 배치3에 이어, 앞으로 한국형 구축함(KDDK) 수주를 통해 무너진 명가의 위상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관계자는 "최고 기술의 울산급 배치3(Batch-III) 5·6번함 건조에 최선을 다해 해양 자주국방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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