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에서 살해 후 버려진 생후 5일된 영아 시신을 찾기 위해 고현천 갈대숲을 수색하는 경찰 기동대원들>

생후 5일된 영아를 살해한 후 유기한 사실혼 관계의 거제 20·30대 부부가 재판에 넘겨졌다.

창원지검 통영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배철성)는 영아의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주거지 인근 하천에 던져 유기한 아버지 A(26)씨와 사실혼 관계인 어머니 B(34)씨를 살인 및 사체유기죄로 구속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지난해 9월9일 오후 4시께 거제시내 주거지에서 생후 5일된 영아를 목 졸라 살해한 후 냉장고에 보관하다 이날 밤 11시께 사체를 비닐봉지에 담아 인근 고현천에 던져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부부의 범행은 출생신고 없이 임시 신생아 번호로만 남아 있는 이른바 ‘그림자 아기’에 대한 전국 지자체 전수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당시 친모 B씨의 주민등록상 주소지인 고성군은 영아 출생 기록이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점을 수상히 여겨 이들 부부를 지난달 29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다음 날 A씨 등을 긴급체포한 후 이들이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한 고현천 주변을 수색했으나 끝내 시신을 찾지 못했다.

검찰은 시신이 발견되지 않는 등 공소 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경찰수사 단계에서부터 선제적으로 전담검사를 지정해 경찰과 핫라인 구축해 수사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등 보강증거 확보에 주력했다.

그 결과 이들 부부가 범행 직후 자신들의 범행과 유사한 영아살해 사건들을 인터넷에 검색했고 사체 유기 장소를 찾기 위해 주변을 돌아다닌 것으로 드러나는 등 영아를 계획적으로 살해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특히, 이들 부부가 영아 살해 직후 휴대전화로 13장의 일상 사진을 촬영한 점을 들어 이들이 출산 후 당황하거나 흥분한 상태에서 범행한 것이 아니라 죄의식 없이 계획적으로 살인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출산 3개월 전부터 범행을 계획하고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통영지청 관계자는 "검찰시민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검찰권 행사가 이뤄지도록 했다"며 "소중한 생명을 침해하는 '그림자 아기' 관련 범죄에 엄정히 대응하고 그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지용 기자  gjjn3220@da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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