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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민·한화오션 "이번엔 반드시 진상 밝혀야.."...KDDX 입찰비리 경찰 강제수사 '촉각'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 17일 오전 방사청 압수수색 '강수'...지난 6월부터 고위간부 연루 혐의 포착 수사 '탄력'
서영천 대표기자 | 승인 2023.08.18 15:44
<옛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건조해 2010년 해군에 인도한 한국 두번째 이지스구축함인 7600톤급 '율곡이이함'. 이 함정은 함대함 및 함대공 등 120여 기의 미사일과 장거리 대잠어뢰 등 최첨단 무기를 탑재하고 1000여 개의 표적을 동시 탐지 추적해 20여 개 표적을 동시 공격할 수 있는 현존 최강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대속력 30노트(55.5km)에 300여 명의 승조원이 탑승한다. 사진=한화오션>

2020년 하반기부터 경찰이 들여다보고 있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 입찰비리' 사건이 중대 전환점을 시사하는 강제수사에 돌입해 주목된다.

이는 그동안 거제시민대책위는 물론, 당사자인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측이 줄곧 주장해 온 특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가능성이 짙은 수순인 만큼 이번 경찰수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는 지난 17일 오전 9시50분께 입찰 비리 혐의로 KDDX 사업 발주처인 방위사업청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날 경찰이 압수수색을 한 이유는 방사청이 보안사고를 낸 업체에 감점을 주도록 한 규정을 일부 바꾸거나, 점수를 수정해 현대중공업에 특혜를 줬다는 혐의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옛 대우조선해양을 0.056점 차이로 제치고 사업자로 선정됐다. 

경찰은 지난 6월초부터 KDDX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유력한 비리 혐의를 인지하고 이를 실행한 방위사업청 관계자를 정식 입건해 수사해왔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대로 KDDX 입찰을 담당했던 실무자와 이를 주도한 핵심 윗선 관계자 등을 불러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이 가장 의심하는 대목은 KDDX 기본설계 입찰공고(2020년 5월29일)가 있기 불과 몇 달 전인 2019년 9월 방사청이 '제안서평가업무지침'을 바꿨다는 부분이다. 방사청이 당초 '방첩사의 처분 통보 접수시' 최대 1.5점까지 감점하도록 한 기준을 '기소유예 처분 또는 형벌 확정시' 감점으로 변경했다.

또, 감점 적용 대상 기간도 '최근 2년 이내' 사건에서 '최근 1년 이내'로 변경한 부분도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방사청 고위간부 A씨 등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구체적인 혐의 확정을 위해 이번 압수수색를 벌인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은 당시 거제시민대책위나 옛 대우조선해양측도 가장 핵심적인 의혹으로 주장했다. 당시로선 기무사가 HD현대중공업이 옛 대우조선해양의 KDDX 개념설계도를 불법 입수한 혐의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다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었다.

만약 방사청의 규정 개정이 없었다면, HD현대중공업이 감점을 받아 옛 대우조선해양이 KDDX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을 것이란 지극히 합리적인 의혹 제기였다.

그런데도 당시 방사청이 이를 극구 부인하고 나서자 거제 지역구를 둔 서일준 국회의원만 국회 대정부 질의를 통해 계속 따지고 들었을 뿐, 나머지 정치권은 한결같이 입을 닫으면서 흐지부지 덮혀져 버렸다. 

이에 대해 방위사업청은 지난 3일 브리핑을 통해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해 규정을 삭제한 바 없다"고 밝혔다. 국무총리 소속 민관합동규제개선추진단의 기업 현장애로 개선과제 검토 요청과 국민권익위원회의 제도개선 의결 통보사항 등을 검토해 보안사고 감점기준을 개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방사청은 이후 2021년 12월 보안 감점을 최대 1.5점에서 2.0으로 늘리고, 감점 적용 대상 기간도 3년으로 확대했다. 이 역시 "2020년 10월 KDDX 사업 관련 보안사고 규제가 약하다는 국회 국정감사 지적 후속조치"라는 설명이다.

당초 방위사업청은 2020년 5월29일 해군 핵심전력으로 운용할 한국형 전투함 6척을 확보하기 위해 독자적 한국형 차기 구축함 (KDDX : Korea Destroyer Next Generation) 사업 기본설계 업체 선정에 나섰다.

방사청은 사업설명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2020년 업체를 선정 후 2023년 후반기까지 기본설계를 완료한 후 2024년부터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KDDX는 해군 7600t급 이지스구축함보다 조금 작은 6000t급 첨단 전투함정이다. 미사일 요격 등 이지스구축함의 기본임무 수행이 가능해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리기도 한다. 7조원 가까운 예산이 들어가는 이 사업에는 옛 대우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이 기술력과 자존심을 걸고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였다.

당시 기본설계 사업 예산은 200억원 수준이었지만, 이 사업을 따내야 이후 '상세설계'와 1번함 건조 사업까지 수주하는데 유리했다. 이 사업의 기본설계 전 단계인 개념설계 사업은 옛 대우조선해양이 수행했다. 

그러나 2014년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해군 간부로부터 한화오션이 만든 KDDX 개념설계도(3급 군사기밀)를 '도둑 촬영'해 보관해 온 사실이 2018년 4월 당시 기무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 불시 보안감사에서 적발됐다.

2018년 4월부터 당시 기무사령부는 현대중공업 특수선 사업부의 비밀 서버와 사무실을 9차례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들을 183번 소환조사했다. 그 결과 해군과 방사청의 군사비밀 26건이 HD현대중공업 서버에서 나왔다.

HD현대중공업에 유출한 군사비밀 26건 중에는 KDDX 관련 비밀 2건, 차기 잠수함인 장보고-Ⅲ 비밀 1건, 다목적 훈련 지원정과 훈련함 비밀 각 1건 등 16건이었다.

기무사는 당시 현직 해군중령 등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사상 최다인 25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울산지검) 수사를 거쳐 12명의 HD현대중공업 관계자 중 9명이 기소돼 지난해 11월 전원 유죄판결을 받았다. 1명은 아직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달 14일에는 한화오션이 총 8300억 원 규모 해군 차기 호위함 2척의 건조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한화오션은 최종점수 91.8855점을 받아 HD현대중공업을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총 91.7433점을 받은 HD현대중공업은 100점 중 80점을 차지하는 기술능력 평가에서 0.9735점 앞섰지만, 불공정 행위에 따른 감점으로 고배를 마셨다. 직원들의 군사기밀보호법위반 등 보안 관련 유죄 판결에 따라 입찰에서 1.8점의 감점을 받았다. 페널티 기간은 2025년 11월까지다.

그러자 HD현대중공업은 방사청의 변덕스로운 심사규정 개정에 따라 부당한 심사가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이의신청을 제기했으나 기각됐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며 끝내 법적 다툼으로 몰고 갔다.

앞선 KDDX 특혜 논란과는 정반대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배경엔 방사청이 국내 특수선 시장의 유일한 발주처기 때문이다. HD현중으로선 오는 2025년 11월까지 페널티가 수주전에 영향을 미쳐 신규 수주가 불발되면 사실상 특수선 사업부 존폐에 심각한 위협이 될수 있다는 절박함이 자리잡고 있다.

이를 두고 HD현중이나 지역업계 일각에서는 방사청을 상대로 한 이번 소송이 향후 군함 수주전에서 자충수로 작용할 우려가 높다는 복잡한 시각이 곳곳에서 읽힌다

이와 함께 KDDX 사업과 관련해 올해 들어 거제지역에서는 2건의 국민감사가 청구됐다.

지난 5월12일 윤부원 거제시의회의장을 청구인 대표로 국민의힘 거제시당협 소속 도의원 및 시의원 등이 거제시민 서명을 받아 '현대중공업의 불공정 KDDX 사업수주'에 대한 국민감사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했다.

당시 청구인 대표였던 윤부원 의장은 "국가 방위사업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과 직결돼 있는 만큼 범죄 사실에 대해 실익을 따지는 것보다는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감사청구 사유를 밝혔다.

국민의힘 거제시당협 관계자는 18일 오후 거제저널과 통화에서 "지난 5월 당협의 국민감사 청구와 관련해 아직까지 감사원으로부터 진행상황을 통보받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4월19일에는 옛 대우조선해양이 KDDX사업의 사업자 선정 과정과 사업 진행에 있어 적법·위법성 여부가 없었는지에 대한 감사를 촉구하는 국민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도 "아직 감사원에서 당시 감사 청구와 관련된 통보나 진행상황이 확인된 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거제저널은 KDDX와 관련해 2020년 6월12일 '대우조선해양, 한국조선해양 나와! 한판 붙자...7조원 규모 이지스함 사업 놓고 대결 임박'이라는 헤드라인 기사를 첫 보도했다. 이를 시작으로 지난 3년간 40여 건에 달하는 기사와 논평, 칼럼을 통해 특혜 의혹과 이에 따른 논란을 꾸준히 다뤄 왔다.

이 과정에서 거제저널은 직·간접 취재와 조선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 등의 의견을 종합해 가급적 양측의 입장이나 주장을 균형있게 담아 보도했다.

그런데도 HD현대중공업 직원이라거나 울산의 조선협력사 대표, 직원 가족을 자처하는 이들은 '편파적인 보도' '불공정 보도'라는 취지의 거제저널에 항의성 전화를 수차례 걸어와 지역경제와 밀접한 관련 보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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