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안팍 "재배치는 옳은 방향"...경찰력 지속 충원돼 현재 크게 부족하지 않아
- "경찰서 간 심각한 인력 불균형부터 바로 잡아야" 지적..."주민 반대 핑계·정치권 눈치보기 입도 벙긋 못해" 비판

최근 '묻지마 범죄' 횡행에 따른 경찰력 재배치를 전제로 한 '조직 개편안'에 대해 경찰 내부 곳곳에서 잡음과 불만이 불거지고 있다. 

이번엔 지역경찰의 일선 보루 역할을 하는 '치안센터'를 폐지를 두고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달 25일 '현장 치안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안'을 발표하면서 현재 전국 576개 치안센터를 올 연말까지 폐지하거나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이곳에 근무중인 경찰관 377명을 치안 현장에 재배치하겠다는 것이다.

경찰 '치안센터'는 한때 1개 읍·면 지역 치안을 담당하던 거점인 지서(支署)나 파출소였다. 그러다 농어촌 인구가 줄어들면서 치안 수요도 잇따라 감소되자 관할지역 조정 과정을 거쳐 '치안센터'로 축소·전환됐다.

거제경찰서 관내에는 남부‧대교‧둔덕‧사등‧일운‧하청치안센터 6곳이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는 퇴직을 앞두거나, 건강상 과중한 업무 수행이 어려운 경위~경감급 경찰관 1~2명이 상주하면서 기본적인 민원 업무처리를 맡고 있다.

대신, 치안센터가 관할하는 지역의 각종 사건사고 등 경찰력의 초동 조치가 필요한 업무는 주야를 불문하고 파출소나 지구대 순찰팀이 전담한다. 

경찰청 방침에 따르면 거제경찰서는 하청·일운치안센터 2곳만 존치하고, 나머지 4곳은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거제경찰서 직장협의회를 비롯한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반대 성명을 내고, 직협 간부를 중심으로 주민들에게 실정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은 당장 치안센터가 폐지되면 지역 치안불안과 치안서비스 하락, 민경(民警)협력 치안 기반 붕괴와 향후 자치경찰제 실시시 사무공간 부족 문제를 들고 있다.

특히, 경찰관서 폐지 절차는 어렵지 않으나, 향후 신설에 따른 복잡한 행정상의 절차 등을 들어 더욱 신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지역주민들도 치안센터 폐지에 대체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치안센터가 지역에 존재하는 자체가 주민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는데는 모두가 공감하는 편이다.

다만, 그 역할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혼재(混在)한다. 경찰 안팎에선 치안센터가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데다, 치안 '파수꾼'으로서 기본 기능은 이미 소멸됐다는 지적도 있다.

더구나 치안센터가 대개 간부로서 보직을 받지 못하거나, 정년퇴직을 앞둔 나이 든 경찰관들의 '소일거리' 장소처럼 (주민들에게) 다소 부정적으로 비쳐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찰 안팎에선 오히려 이번 기회에 과감한 구조 진단을 통해 치안센터 폐지는 물론, 경찰관서 통폐합을 통해 경찰력 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된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 도내에는 2만5000~4만 안팎 인구를 담당하면서 150~200명의 경찰관이 근무하는 총경급이 서장으로 있는 경찰서가 몇군데나 있다. 이런 곳엔 치안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다. 

반면, 5~8만이 넘는 인구밀집 지역을 관할하면서도 고작 40명 내외 경찰관이 근무하는 도시권 지구대(대장 경정급)는 과중한 직무에 시달린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최근 경찰 인력은 몇년사이 꾸준한 충원을 거듭해 다른 선진국에 견주어도 그다지 부족하지 않다. 경찰도 이런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경찰서 간 인력 불균형 문제를 내부적으로 잘 파악하고 있다.

그런데도 주민 정서와 선거 등 이해관계가 맞물린 정치권 반대를 핑계로 정작 입도 벙긋 못한채, 가장 손쉬운 치안센터 폐지에 나서는 자체가 지나친 '눈치보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거제경찰서 직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이을영 경위는 "경찰청에서 치안센터 폐지를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게 문제"라면서 "구조조정이 필요하면 좀 더 지역주민의 목소리도 들어 보고, 경찰 내부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신중하게 추진돼야 마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미래 발전적 차원을 고려하지 않고, 아예 현 치안센터 건물과 부지를 자산공사를 통해 매각하려는 계획은 매우 부적절한 발상"이라고 우려 했다. <10.26.수정→기사보강>

<거제경찰서 각 치안센터에 직장협의회 명의로 내걸린 치안센터 폐지 반대 현수막>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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