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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 죽는데, 서울만 몸집 더 키운다고?...'송파 4만명과 거제 1명' 의미주택청약 시장 '극과 극'...지방 건설경기 침체· 건설사 부도 위기,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등 곳곳 아우성인데도 정치권 '딴짓거리'
서영천 대표기자 | 승인 2023.11.17 11:44
<거제시 중심가인 고현동 및 장평동 일원.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고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의도가 짙은 여당發 경기도 김포의 서울 편입을 놓고 뜬금없는 논란이 한창이다.

'거꾸로 가는 지방화 시대'라는 사회 전반의 비판속에, 야권도 총선 이해 득실에 골몰한 듯 입을 다물면서 정치권이 동시에 눈총을 받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지방의 경제적 위기를 서울의 '잔치'와 대비시켜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아파트 청약시장 분위기를 다룬 뉴스가 관심을 끌고 있다.  

뉴스통신사 '뉴시스'는 17일자 경제판 기사를 통해 '송파 4만명 몰리고 거제는 단 1명…청약시장 극과 극'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는 '강남3구 상한제 문정 힐스테이트 152대1, 지방 성적은 참혹…220가구 모집에 단 1명'이라는 부제를 달아 주택 청약시장에서의 양극화 현상을 짚었다.

매체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안전마진이 보장되는 단지는 수만명이 몰리는 반면, 지방의 소규모 단지에는 달랑 1명 신청하는 등 흥행에 성공한 단지와 실패한 단지의 격차가 극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올린 곳은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으로 169가구 모집에 2만5783명이 몰려 152.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공 1만4058명까지 합치면 이 단지에 신청한 인원이 4만여명에 달한다.

이 단지는 올해 첫 강남3구에서 분양한 단지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인근 시세 보다 최대 3억원 이상 저렴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청약자들이 몰렸다.

또 경기도 파주시에서 분양한 '파주 운정신도시 우미 린 더 센텀'도 170가구 모집에 1만8494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08.8대1로 흥행에 성공했다. 이 단지 역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 대비 경쟁력을 갖춘 데다 GTX-A 운정역(예정)이 도보거리에 위치한 초역세권 단지라는 점이 흥행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두 단지의 공통점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됐으며, 부동산시장 침체와 고금리 기조 속에 청약수요자들이 분양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분양가 상한제 단지의 몸값이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파리만 날리는 수준'이 속출하고 있다. 이달 분양한 지방 단지 중 경쟁률이 1대1을 넘기지 못한 단지가 5곳으로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한다는 것.

거제시 아주동에서 분양한 '오션 월드메르디앙 더 리치먼드'는 220가구 1순위 모집에 달랑 1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이 단지는 2개동 총 221가구로 이뤄진 소규모 아파트다.

이와 함께 울주군에 짓는 '울산 다운2지구 우미린 더 시그니처'도 1057가구 모집에 560명이 신청하는 데 그쳐 경쟁률이 0.5대1에 불과했다.

경기 북부권에 분양한 경기도 양주시 '회천중앙역 대광로제비앙'과 경기도 의정부시 '힐스테이트 금오 더퍼스트'도 1순위 청약 경쟁률이 각각 0.7대1. 0.9대1에 그쳤다.

이같은 지방 아파트 청약 시장의 흥행 실패 원인은 고분양가에 있다고 매체는 진단했다. 최근 청약시장은 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 강화로 고분양가 대한 가격 저항감이 커지면서 높은 이자를 감당해야 하는 만큼 이른바 '안전마진'이 없는 단지는 청약 수요가 급감한다는 진단이다. 

비단, 주택 청약 시장 뿐만 아니다. 현재 지방 중소 건설사들은 미분양 주택 급증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감당하지 못해 경영 위기에 처했거나 도산 직전이 수두룩한 실정이다. 

특히 아파트 신축 허가는 났으나 지난해부터 바짝 조여진 PF 대출 규제로 인해 손을 댈 엄두조차 못내는가 하면, 아파트 준공 후 늘어나는 미분양은 수요가 제한적인 지방을 중심으로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따라서 당분간은 기대하기 어려운 급격한 시장 호전이 없는 한, 중소 건설사 폐업은 줄을 이을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아파트 사업은 대부분은 시행사가 건설사의 보증을 받아 금융사에서 PF 대출을 받아 진행한다. 결국 미분양 증가는 금융사의 자금 회수를 불러오게 된다.

이럴 경우 시행사는 물론, 시공사까지 연달아 경영 위기나 도산에 이르게 되는 악순환의 조짐이 지방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덩달아 부동산 시장까지 꽁꽁 얼어붙었는데도 현재로선 별다른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더 큰 딜레마다. 

다만 이같은 원인은 전 정권 시절인 5~6년 전부터 시장 현실을 고려치 않고 막무가내로 진행된 주택공급 과잉에 따른 정책 실패 등 한두가지로 단정키 어려운 측면이 있긴 하다.

한편 건설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은 거제지역도 별반 다르지 않다. 1군 유력업체들이 추진하던 신축아파트 사업이 중도 좌초되거나 분양을 줄줄이 연기하는 추세다.

지난 8월 주택전시관을 오픈하면서 지역주택조합이 추진하던 장승포 아파트 건설사업도 시공사가 손을 떼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 사업은 역대 지역주택조합 실패 우려를 사전에 해소키 위해 토지사용권을 100% 확보해 위험성을 제거하는 한편, 주상복합 상가도 100% 분양예약이 완료될 정도로 기대를 모았다.

또 조망과 교통 편의 등 정주여건이 뛰어난데다, 지역업체가 분양대행을 맡아 신뢰성이 높고 모집 세대수도 조합원 270가구 등 324가구로 비교적 규모가 크지 않았다.

그런데도 1군 업체로 분류되던 유력 시공사가 침체된 지방 건설경기 탓에 자금 문제를 더 이상 견디지 못했다. 거기에다 회사 내부 사정까지 겹치면서 절박한 상황에 내몰렸다는 후문이다.

한 분양관계자는 "뜻하지 않은 시공사 참여 포기로 사업 추진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현재 새로운 시공사를 물색하고 있지만 건설경기가 너무 침체돼 선뜻 나서는 업체가 없다"고 토로했다.

상동동에 1658세대를 짓는 아파트 추진 사업도 멈춰섰다. 이곳은 지난해 8월 국내 유력 1군 업체가 공사를 수주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곧바로 이어진 건설경기 침체 탓에 분양 시기를 결정하지 못한채 장기 표류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 18년간 PF 난관은 물론, 전선 지중화 및 지주 간 묵은 갈등으로 오랫동안 진척이 없다가 극적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듯 했다. 하지만, 한꺼번에 불어닥친 경기 한파 앞에 현재로선 향후 분양 계획조차 불투명하다.

회사 관계자는 "가장 큰 이유는 경기가 워낙 어렵다보니 분양 시기를 잡지 못하는 것"이라며 "분양 실패를 뻔히 알면서 나설수 없지 않느냐. 이번 침체 여파는 상당히 오래 갈 것 같아 참담한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거제지역에서 30년간 전문건설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한 60대 사장은 "지금 지방은 건설 경기 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이 완전히 침체돼 있는데다, 앞으로도 그다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탄식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도 정부는 지방 현실을 외면한채 난데없는 김포 편입이라는 서울 비대화 카드를 꺼내들고 마구 흔드는 꼴을 보니 정말 기가 찬다"고 꼬집었다.

또 "대통령과 각료들은 입만 열면 지방화 시대를 외치고, 툭하면 전 정부 잘못을 탓하지 않았느냐"며 "전 정부 경제정책 실패 이유를 잘알면서도 왜 관심을 딴데로 돌리고 엉뚱한 짓거리로 국민을 분노케 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설마했지만...똑같은 저질·하급 수준의 정치를 계속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표달라는 말이 어떻게 나오는지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잔뜩 날을 세웠다.<11.18 수정→기사 일부 보강>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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