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 거제건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최근 거제시의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 부결과 관련 거제시의회 본회의 최양희 거제시의원의 관련 시정질의를 참관했다고 21일 밝혔다.   

먼저 최양희 의원이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과 관련해 박종우 시장 입장을 묻자 "개인적으로는 건립에 찬성한다"며 "거제시 공공조형물 심의위원회에서 부결시킨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최양희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는 노동자상 건립과 관련된 시 주관부서인 조선지원과가 거제시 공공조형물 심의위원회에 올린 사전타당성 조사 의견서의 내용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최 의원은 "거제시와 거제건립추진위원회가 사전에 협의 속에서 추진했던 거제 평화의 소녀상 부지를 두고 '노동자상 건립부지로 타당하지 않다'고 기재하는 한편, 사업 필요성과 관련해서도 '평화의 소녀상은 관련 법령이 있어 법적 근거가 있으나 강제징용노동자상은 관련 법령이 없어 근거가 없다' "고 기재했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이를 두고 "거제시가 심의위원회에서 부결을 만들기 위해 이런 부정적인 의견을 올린 것이 아니냐"는 날선 질의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박종우 시장은 "담당부서로부터 사전에 간략히 보고만 받았을 뿐 심의위원회에 올린 안건은 자세히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의원은 '거제건립추진위원회가 재심의를 요청하면 거제시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의에 박 시장은 "조례와 관계 법령에 따라 추진하겠다"며 원론적으로 답변했다.

그러자 최 의원이 "거제시 주관부서에서 올린 안건에 노동자상 관련 법령이 없다고 했지만 2019년에 제정된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약칭: 강제동원조사법)‘ 제37조 제1호에 따르면 추도공간(추도묘역, 추도탑, 추도공원)의 조성 등 위령사업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중앙정부는 할 수 있는데 지방정부는 하면 안되는 것이냐"며 거듭 따져 물었다.

최 의원은 또 "국가가 해야 할 일을 민간의 시민사회가 십시일반 모금으로 추진하는데 격려는 못할망정 거제시가 방해해서 되겠느냐"면서 "100년 전에도 지금도 일본의 입장을 먼저 이야기하는 우리 국민이 있었는데 그들은 척결해야 할 대상일뿐, 그들의 생뚱맞은 반대 의견을 마치 거제시민의 의견이라고 주관부서에서 올린 건 아주 심각한 문제"라며 역사 의식을 꼬집었다.

이날 시정질의를 참관한 추진위측 한 관계자는 "거제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했던 2014년 당시에는 '(약칭) 위안부피해자법'이 제정되기 전이었다"며 "거제시는 심의위원회 부결을 종용하기 위해 제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부정적인 의견으로 안건을 상정했다는 합리적인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거제시가 거제시민과의 약속과 협의를 뒤로하고 부결이 되도록 안건을 작성한 사실이 이번 시정질의 속에서 밝혀진 이상, 거제시는 응당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 분노를 드러냈다.

한편 추진위 측은 지난 15일 9차 집행위원회를 통해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 허가를 촉구하는 대규모 거제시민 서명운동을 진행하기로 했다.

강제동원 역사정의를 실현하기를 바라는 거제시민의 마음을 모아 다음달 1월 초~중순 안에 기자회견을 통해 거제시에 재심의 청구를 진행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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