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싸우고, 싸우면서 일하는 향토예비군이 4월 1일로 창설 45주년이 됐다.

지금까지 향토예비군은 대침투작전과 재해복구 지원 등의 중요임무를 수행하며 지역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창설 기념식은 매년 4월 첫째 주 금요일 광역자치단체 단위로 실시하며 경남은 도지사, 육군 제39보병사단장(소장 장재환), 예비군 지휘관․대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4월 5일 도청 강당에서 기념식을 갖는다.
향토예비군 창설 45주년을 맞아, 지역의 안보․사회공헌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육군 제39보병사단 예비군 중대장들을 만나봤다.

학교 앞에서 등교지도 자원봉사하는 조승범 예비군지휘관

창원 마산회원구 석전초등학교 앞 횡단보도. 초등학생들 사이에 군복을 입고 등교지도를 하는 조승범 예비군 중대장이 눈에 띈다. 등교하는 학생들도 그 모습이 익숙한 듯 조 중대장의 수신호에 맞춰 3차로 도로를 안전하게 건넌다.

조승범 예비군 중대장(41세, 석전2동대장)은 2008년 2월부터 6년째 매일 아침 8시면 석전초등학교 앞에서 초등학생들의 등교지도 봉사를 하고 있다.

조 예비군 중대장은 “지역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생각하다  등교지도 자원봉사를 하게 됐다.”며 “2010년 말 부터는 부대원들과 함께 하고 있는데 봉사도 하고 함께 출근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도 나누게 돼 관계도 돈독해지는 일석이조 효과를 보고 있다.”라고 말한다.

석전초등학교 구본길 교장은 “등교지도는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를 위해 꼭 필요한 봉사다. 매일 이렇게 나와 봉사를 해 주니 너무 고맙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경남 거창의 외장포마을에서는 아주 특별한 마을회관 준공식이 있었다. 이날 주민들은 마을회관에 모여 음식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마을회관 건립에 큰 역할을 한 사람이 있는데 바로 류재성 예비군 중대장(49세)이다. 마을회관 신축예산을 받아 놓고 부지를 못 구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류 중대장이 마을을 위해 5代 째 물려온 땅(논 330㎡, 시가 약 1천 만원)을 선뜻 기증한 것. 

새로운 마을회관은 지난해 4월 공사를 시작해 12월 준공됐고 마을주민들은 따뜻한 마을회관에서 겨울을 보낼 수 있었다.
류 기동대장은 “외장포 마을은 제가 군문에 들어서기 전까지 살던 곳이다. 고향에서 예비군 중대장으로 복무하며 마을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뭘까 생각해 오던 터라 좋은 기회라 여겼다.”며, “조상들이 물려주신 땅이라 내 땅이라 생각하지 않았고 나를 위해 쓰는 것보다 더 의미 있는 곳에 활용할 수 있게 돼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류 중대장의 아들인 류선웅(20)씨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육군 장교가 되기 위해 전주대학교 학군단에 입단, 2015년 소위로 임관할 예정이다.

매월 6․25참전용사 집 찾아 위문하는 통영지역 예비군 중대장들

6․25전쟁이 끝난지 벌써 60여 년. 참전용사들 중 어렵게 생활하고 계시는 분들을 찾아 위문하는 예비군 중대장들이 있는데, 바로 통영지역 예비군 중대장 13명이다.

지난 2일 오전, 경남 통영의 주택가 골목에 육군 제39보병사단 통영지역 예비군 중대장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곧 “충성! 선배님 안녕하십니까!”라는 큰 인사와 함께 단체경례를 하자 앞에 서 있던 80대 노병은 거수경례로 답했다. 

군부대 안에서나 볼 수 있을 법 한 이런 모습을 통영에서는 매월 볼 수 있다. 통영대대 예비군 중대장들이 매월 6․25전쟁 참전용사 선배님들의 집을 찾아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는 행사를 갖고 있는 것. 
매 월 실시하는 위문행사에는 예비군관리와 교육훈련 준비로 바쁘지만 섬에서 근무하는 예비군 중대장을 포함해 모두가 참석하고 돈을 모아 마련한 생필품(휴지, 라면, 쌀 등)을 참전용사에게 전달한다.

행사를 기획한 윤창진 예비군 중대장은 “통영지역에는 480여 명의 6․25참전용사 선배님들이 생존해 계시는데, 어렵게 생활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며 “나라를 지키신 분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어 작지만 이런 행사를 계획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통영지역 예비군지휘관들은 올해 12월까지 모두 열 네분의 6․25전쟁 참전용사 집을 방문해 위문할 계획이다.

온 가족이 꾸준한 헌혈로 사회봉사를 실천하고 있는 예비군 중대장 가족이 있다. 유병선 예비군 중대장(50세) 가족들이 그 주인공이다.

현재 유병선 중대장 가족의 헌혈 횟수를 모두 합치면 159회로 유 중대장 116회, 부인 장혜림(46세) 씨 27회, 아들 유창균(23세) 씨 14회, 그리고 막내 유소희(18세) 양 2회다.

유 중대장과 부인은 2주에 한 번 주말이면 ‘헌혈의 집’을 찾는다. 

대한적십자사 ‘헌혈의 집’ 진주센터 박정숙(42) 과장은 “2011년 1월부터 주말이면 두 부부가 헌혈의 집을 찾아왔다.”며 “가족이 함께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라고 말한다.

유 중대장은 “아내와 함께 헌혈 데이트를 하다 보니 대화도 많아지고,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또, 부부가 함께하는 모습을 자녀들에게도 보여주니 가정도 더욱 화목해 지는 것 같아 좋다.”라고 말했다.

유 중대장은 1990년 11월 군 복무를 시작하면서 처음 헌혈을 시작했고 지난 해 6월 100회를 달성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명예의 전당’에 올라 있다.

유 예비군 중대장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미력하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며 “그동안 모은 헌혈증을 많이 갖고 있는데 꼭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연락해 주길 바란다.”며 “헌혈은 작은 실천으로 위급한 상황에 처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소중한 나눔이라 생각하고 앞으로 건강이 유지되는 한 헌혈을 계속해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외에도 거제 전계명(46세) 예비군 중대장은 지역 문화재지킴이와 안전지킴이로 활동하고, 거제 송재식(53세) 예비군 중대장 ‘상문동 자율방범대’ 부대장으로 활동하며 매주 금요일 저녁이면 청소년선도활동과 방범활동을 하고 있다.

육군 제39보병사단 예비군 지휘관들은 본연의 임무인 예비군 자원관리와 교육훈련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도 공헌하며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한편, 향토예비군은 북한의 잦은 침투공작으로 혼란스럽던 1960년대에 국민 안보의식을 고취하고 전쟁 억제를 위해 1968년 4월 1일 창설됐다. 예비군은 지금까지 460여만 명이 91회에 걸쳐 군사작전에 투입됐고 재난복구 대민지원에도 390여만 명이 참가했다.

육군 제39보병사단은 매년 20여만 명의 정예 예비군을 육성하고 있다.
 

거제나우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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