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예정지였던 사등면 사곡만 전경. 정면 아래는 두동마을 영진자이온아파트 단지, 사진 우측 위쪽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일부>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추진 사업이 사실상 백지화 됐는데도 8년이나 끌면서 주민들에게 족쇄가 됐던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마침내 해제됐다.

6일 거제시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권자인 경남도는 지난달 29일 산단 조성 예정지 일원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공문을 보내왔다.

이에 거제시는 지난 2일부로 해당 지역을 '지정기간 만료' 처분했다. 해제 범위는 1.57㎢ 면적에 1216필지 규모다.

이에 따라 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재지정 철회 탄원서를 제출하고 항의집회까지 벌였던 주민들의 자유로운 재산권 행사가 가능해졌다.

토지거래계약 허가구역은 개발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토지의 투기성 거래와 급격한 지가 상승을 방지하고 실수요자 중심 토지거래를 유도하기 위해 지정·운영하는 제도다.

이 일대는 2014년 12월 정부 발표에 따라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조성을 위해 2016년 3월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2년씩 4차례에 걸쳐 8년 동안 기한을 연장해 왔다.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은 사업비 1조7340억원을 들여 사등면 458만㎡(육지부 157만㎡·해양 매립 301만㎡) 부지에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삼성·대우 대형 조선사 미참여, 실수요 기업 유치 부족 등으로 국토교통부 승인이 보류되다 지난해 4월 특수목적법인(SPC)이 해산 선언하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그러자 사등면 사등·사곡 주민이 대부분인 지주들은 "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는데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기한을 연장하는 것은 명백한 개인 사유재산 침해"라며 반발해 왔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농지 500㎡, 임야 1000㎡, 기타 토지 250㎡를 초과하는 면적의 토지매매는 토지거래계약 허가를 받아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또 정해진 기간 동안 허가받은 목적대로만 토지를 이용토록 돼 있다.

다만, 불씨가 완전히 꺼진 건 아니다. 공유수면매립기본계획 효력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서다. 따라서 언제든 환경영향평가만 다시 하면 재추진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거제시는 이 일대를 남부내륙철도 거제역사 및 철도기지창 용지로 낙점한 상태다. 시가 용역을 통해 구상하고 있는 역세권 개발 면적은 139만㎡다. 역세권 개발사업이 본격화하면 일대가 다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 관계자는 "사곡 일원은 KTX 역사로 예정돼 역세권 개발과 연계한 부동산 투기가 우려되는 부분도 있는 만큼 앞으로 상황에 따라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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