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현장 노동자들이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비리 의혹에 대한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생산직 노동자 30여 명은 1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청사 종합민원실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현장 노동자들이 경찰청을 찾은 건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 관련 HD현중 임원 개입 정황 등에 대한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함이다.

이들은 서한문을 통해 "저희는 저 멀리 거제 한화오션에서 적게는 1년, 많게는 40년을 한 분야에서 근무하며 국방을 책임진다는 자부심으로 현장에서 땀흘리며 일하는 노동자들"이라고 밝혔다.

이어 "HD현중 직원 9명은 한화오션의 KDDX 개념설계도 등 핵심 군사기밀을 수십 건 빼돌려 전원 유죄 판결을 받았다"면서 "이들 유죄 직원들이 국방부 검찰단 조사에서 당시 불법 취득 사실을 HD현중 중역(임원)들이 보고받고 결재한 정황이 담긴 진술이 확인됐다는 언론보도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HD현중은 한화오션의 설계도 도둑질로 2020년 0.056점의 점수차이로 사업권을 빼앗아 갔다"며 "이로 인해 특수선 분야 노동자들과 3만명에 달하는 한화오션 전체 구성원, 나아가 24만 거제시민의 삶을 위협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지금 저희가 경찰청 앞에서 요구하는 건 단 하나"라며 "엄중하고 공정한 수사가 진행돼 대한민국의 국가 안보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바로 잡아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한화오션이 지난달 HD현중에 대한 방위사업청의 '행정지도' 처분과 관련, 경찰에 제출한 고발사건은 현재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에서 수사를 진행중이다.

앞서 중대범죄수사과는 KDDX사업 비리와 관련해 지난해 8월17일 전 방위사업청장 자택과 사업부서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방사청이 사업 공고 8개월 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자체규정을 바꾸는가하면, 개념설계 입찰 과정에서도 HD현중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 등을 집중 들여다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대범죄수사과는 권력형 비리와 대형 경제범죄를 직접 취급하는 경찰수사 핵심 부서다. 과거 청와대 하명사건 등 특수사건 수사를 담당해 온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2019년 명칭을 바꾼 곳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경찰이 이번 사건을 중대범죄수사과에 배당한 건 해당 사안을 중요하게 본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다음은 한화오션 노동자들이 이날 경찰청 종합민원실에 전달한 서한문이다.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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