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 균, 출처 : KBS 뉴스화면>

거제시 옥포동에 사는 세번째 콜레라 환자는 알려진 것과 달리, 횟집에서 생선회를 먹은 것으로 2일 밝혀졌다. 또 그가 구워 먹었다는 생선은 ‘정어리’가 아닌 ‘전갱이’ 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당국은 지난달 31일 이 환자의 감염사실을 발표하면서 거제의 한 시장에서 구입한 정어리는 굽고 오징어는 데쳐 부인과 함께 먹었는데 콜레라에 감염됐다고 발표, 충격을 주었다.

이같은 보건당국의 발표로 국민들은 해·수산물도 이젠 끓여 먹어야만 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됐다. 더구나 해·수산물을 주요 수입원으로 두고 있는 거제지역 수산업계는 매우 당혹스러워 했다.

정 모 질병관리본부장 역시 "(익혀 먹었다는) 사실을 듣고 놀랐다. 익히거나 구워 먹으면 괜찮은데 데치는 정도가 좀 덜했거나, 정어리 구울 때 굽는 정도가 미비한 생선 껍질·아가미 등이 덜 구워져 공교롭게 그 부위에 콜레라 균이 많았으면 섭취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추측성 주장을 내놨다.

하지만 추가 조사결과 이 환자는 시장에서 오징어 등을 구입하기 전 다른 횟집에서 생선회로 식사를 했던 사실이 신용카드 사용내역 조회를 통해 뒤늦게 밝혀져 이같은 발언이 무색해 졌다.

이와함께 이 환자가 먹은 생선의 종류는 '정어리'가 아닌 '전갱이'였다.

보건당국은 서울 사람인 역학조사관이 세번째 환자가 먹었다는 '정어리'를 '전갱이'로 잘못 알아들었다거나, 병원 의무기록 조사서에 '정어리'로 적혀 있었다는 등 해명에 급급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한 술 더떠 "거제 현장 분위기가 험악하고 역학조사에 반감을 드러내 조사가 어렵다. 세번째 환자도 콜레라에 걸린 것을 알고 매우 흥분한 상태라 역학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무슨 음식을 섭취했는지 경위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다"는 변명만 늘어 놨다.

논란이 일자 질병관리본부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30일 오후 환자 보호자 및 본인 진술에서 ‘정어리’를 먹었다고 현장에 나가 있는 역학조사관이 확인했다"면서, "해당 환자가 횟집에 들렀다는 얘기를 조사관에게 하지 않았다"고 환자 탓을 했다.

또 "해당 환자가 다녀간 병원(거제시 옥포동 정내과)의 의무기록에도 '정어리'를 먹은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고 병원 쪽에도 책임을 떠넘겼다.

이런 보건당국의 태도는 마치 콜레라 창궐의 진원지처럼 비쳐지는 거제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한심하다 못해 기가 찰 노릇이다.

가뜩이나 감염 경로가 미궁에 빠진 상황에서 보건당국의 부실한 현장조사와 엉터리 발표가 시민들에게 콜레라 불안을 더욱 키우고 혼란스럽게 만든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메르스 사태때도 허둥지둥 하다 국민적 질타를 받은 보건당국이 아직도 제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고현종합시장의 한 상인(65)은 "처음부터 갈팡질팡 하더니 결국 사고를 쳤네. 그런 것 하나도 제대로 조사 안해보고 엉터리 발표나 하는 보건당국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나? 그냥 입에서 욕이 나온다"고 막말을 퍼부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세번째 콜레라 환자의 세균 유전자 지문이 앞서 발생한 첫번째, 두번째 환자와 똑같았다고 밝혔다. 세사람이 같은 오염원에 감염됐다는 뜻이다.

세 사람 모두 거제에서 생선회 등을 먹고 난 뒤 콜레라 감염 증상을 보인 만큼 거제 앞바다를 유력한 오염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설픈 보건당국에 의해 결국 죄 없는 거제 바다만 이래저래 원성의 대상이 되고 있다.<수정>

<자료사진 : 생선회>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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