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공범인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주말 촛불집회가 겨울비가 내리는 쌀쌀한 날씨에도 거제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메아리 쳤다.

거제에서는 26일 오후부터 고현동 현대자동차 사거리에서 20여개 시민단체와 노동단체, 정당 등으로 구성된 '박근혜 퇴진 거제시국회의' 주관으로 집회가 열렸다.

이날 거제 촛불집회에는 비가 오는데도 지난 19일 보다 참석자가 크게 늘어 난 800여명의 시민이 참가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요구 발언 및 공연, 거리행진으로 이어졌다.

특히 이날 거제 집회 참가 시민들은 비가 오는데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망언을 규탄하 듯, LED촛불과 촛불앱 등 다양한 촛불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가족으로 보이는 시민들은 우의를 입은 채 어린 자녀의 손을 잡거나, 어린아이를 가슴에 안고 '박근혜 퇴진'을 줄기차게 외치며 거리행진에 나서는 등 끝까지 자리를 지켜 비장감마저 느끼게 했다.

거리를 지나가는 일부 시민들은 ‘박근혜 퇴진’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행진에 나선 참가자들에게 손을 흔들거나 박수를 치며 성원했다.

집회에 참가한 한 40대 시민은 “박근혜는 이제 대한민국 대통령이라 하기에는 전 세계가 조롱할 정도로 민망하고 초라한 이름이 됐다. 더 이상 의미없는 권좌에서 청와대 기둥을 부여잡고 버티지 말고 이제 그만 내려와 구속되고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거제면에서 거주한다는 한 가정주부는 "중학생 딸과 함께 승용차를 직접 운전해 왔다. 오늘 우리가 왜 거리로 나올수밖에 없는지 자라나는 세대에게 현장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면서,"같은 여성으로서 국민을 잘 보살피라고 찍어쥤더니 청와대에서 양아치 보다 못한 짓을 저질러 놓고 뭘 잘못했는지 조차 모르고 있는 게 너무 기가 찬다"고 비판했다.

마스크를 쓴 채 집회장을 찾은 한 공무원은 “솔직히 집에 가만 있을수가 없어 현장을 보러 나왔는데 누가 알아볼까봐 신경이 써인다”면서도, “국가를 절딴 낸 피의자가 대통령이랍시고 공직사회에 무슨 지시를 내리는 게 너무 우스운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경남 도내에서도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5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창원의 1만명을 비롯해 진주·김해·양산·사천·통영·하동·창녕·의령 등 사실상 도내 전역에서 열린 촛불집회는 지난 4차 집회보다 더 많은 2만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촛불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으로 서울 150만명 등 전국에서 190만명(경찰 추산 33만명)이 참가했으며, 축제하듯 진행된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단 한명의 연행자나 부상자가 없는 평화집회로 마무리 돼 외신들의 찬사를 받았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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