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규 춘천지검 차장검사 "2088명 검사 전부가 적폐인가" 주장 후 돌연 사표
노정환 창원지검 통영지청장 "기소독점주의도 내려놓는 방안 고민해야"

[거제저널]= 지난 14일 조 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발표한 검찰·경찰·국가정보원 등 3대 권력기관에 대한 정부의 개혁 방안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고 25일 법률신문과 조선일보가 잇따라 보도 했다.

두 매체에 따르면, 김영규(52·사법연수원 24기) 춘천지검 차장검사는 지난 23일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e-Pros)에 '전국 평검사 대회의 개최를 촉구합니다. 대한민국 검사 전부가 적폐 세력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김 차장은 이 글에서 "청와대의 검·경 구조 개혁안을 본 이후로 낮에는 후배 검사들 눈길 보기가 어려웠고 한밤중에도 깨어나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검·경 수사권 조정은) 근대 검찰 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일선에서 묵묵히 사건 처리를 해온 검사 2088명을 모두 적폐 세력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또 "일부 정치적 사건에서 정치편향적인 처리가 있었다면 폐해를 시정할 방안을 진지하게 모색할 필요가 있는데 검찰 게시판은 쥐 죽은 듯 조용하다"며 "바람직한 검찰 모습에 대해 검사들도 의견을 적극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전국 평검사회의, 부장검사회의, 차장검사회의, 검사장회의 등을 순차 개최해 국민을 위한 검찰 모습에 대한 공론화의 장을 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노정환(51·26기)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은 이프로스에 '사법 개혁은 인권 보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검찰이 가진 권한을 내려놓는 방안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지청장은 이번 글에서 "과거 일부 사건에서 검찰권이 남용된 사례가 있다면 그 비판은 고스란히 검사로서 살아가는 우리의 몫"이라며 "개인적으로는 검찰의 기소 편의주의와 기소 독점주의를 내려놓는 방안도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현재 두 검사가 올린 글에는 찬반 의견의 댓글이 달리며 논란이 가열되는 양상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오후 조선일보는 김영규 춘천지검 차장검사가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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