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광용(52)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장이 30일 오전 11시 시청 브리핑룸에서 거제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변 위원장은 미리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뒤 약 30분간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벌였다.

먼저 변 위원장은 '지금까지 총선을 준비해 온 걸로 아는데 갑자기 시장 선거에 나서는 이유'를 묻자, "위기의 거제를 구해야 하고, 집권 여당의 힘이 필요한 시기가 바로 지금이라는 생각에서 출마의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5일에 도당에서 승인한 권 시장의 입당 반대를 놓고 그동안 지역에서 농성이나 단식 등으로 시끄러웠는데, 정작 권 시장 입당 이후 그 흔한 성명이나 논평조차 없이 조용하다. 위원장의 입장이 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변 위원장은 "과정에서 치열하게 논쟁하고 싸울 수 있다. 하지만 결과를 두고는 자기 뜻과 다르거나 반영되지 않았다고 해서 이를 무시하는 건 민주주의가 아니다"며 "권 시장 입당 문제를 놓고 위원장으로서 당원들의 뜻을 충실히 반영했다. 결국 입당이 됐는데 당원으로서 더 이상 분란을 일으켜서는 안되며 당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변 위원장은 "오늘 기자회견 직후 도당에 위원장 사퇴서를 낼 작정이다. 따라서 (권 시장 입당에 대해) 지역위원회의 공식 입장을 현 시점에서 밝히기는 어렵다"며 질문의 핵심을 피해 갔다.

그는 이어 "위원장 사퇴는 권 시장 입당 반대에 대한 책임이 절대 아니다"면서 "선거법상 사퇴 시한이 2월13일까지인데 그때까지 가는 건 도리가 아니고 다른 경쟁 후보들과 입장을 고려해 오늘 출마 선언과 동시에 사퇴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 기자가 "지난 5일 도청 기자회견에서 권 시장이 입당 되면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말한 적이 있지 않느냐"고 재차 묻자 "당시 위원장 사퇴까지 포함될 수 있다고 말한 건 팩트다. 그렇지만 우리가 최선을 다했고 누구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당원들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점은 죄송하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한발 물러섰다.

'김해연 전 도의원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최근 입당한 권민호 시장의 입당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 같은 생각이냐'는 질문에 "권 시장도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평당원으로 역할을 다하겠다고 얘기했고, 저도 이제 평당원으로서 당의 승리를 위해 함께 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가 '이번에 시장에 낙선하면 앞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또 출마할 거냐"고 물었다. 변 위원장은 "여러분 앞에 약속하지만 이번에 실패하면 저는 정치를 떠날 것"이라며 "저의 나이가 53살인데 이번에 안되면 정치를 떠나는 게 저 자신과 시민에 대한 도리"라고 답변했다.

변 위원장은 '이번 지방선거에 청와대 행정관들이 대거 차출되는 걸로 안다. 혹시 오늘 출마선언이 그런 빈자리를 염두에 두고 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출마 선언을 번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김해연 전 도의원과 경선을 할 경우 승리를 자신한다며, "결과에는 승복하겠지만 앞으로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김해연 전 도의원과 공조가 깨진 경위를 묻자 "당원은 끝까지 당에 남아 당의 절차와 결정을 따르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면서 더 이상 입을 다물었다.

이는 김해연 전 도의원과의 갈등설을 짐작케 하고, 앞서 지난 29일 김 전 도의원이 ‘불공정 경선을 전제로 한 탈당' 발언을 염두에 둔 대목으로 풀이된다.

'김 전 도의원이 운영위원회가 소통이 되지 않고 변 위원장의 시장 출마가 정치적 배신행위라고 했다'고 질문하자, "결코 인정할 수 없다. 오히려 소통이 잘 됐다. 정치적 배신행위라는 말도 논리적으로 전혀 맞지 않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중앙에서 오는 낙하산 후보들 때문에 오랫동안 지역위원회를 지켜 온 주류세력들의 위기감 때문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건 아니다. 요즘 우울한 전망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거제가 절박하기 때문에 저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변 위원장은 지금까지 몇번 선거에 출마했느냐는 질문에 "국회의원, 시장, 도의원 등 3번 출마했다"고 답변했다. 이후 질문한 기자와 변 위원장은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추진을 비롯한 거제시의 정책적인 잘못 등을 놓고 한동안 입씨름을 벌였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전날 김해연 전 도의원의 출마 선언을 의식한 듯 지역위원회 사무국장 출신인 김대봉 시의원을 비롯한 지지자 280여명이 대거 참석해 변 위원장의 출마를 성원했다.

그러나 기자회견 직전 좁은 브리핑 룸에 이들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바람에 기자석이 밀쳐지는 등 다소 혼잡한 상황이 벌어져 기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한편, 지난 29일 김해연 전 도의원과 이날 변 위원장의 기자회견을 지켜 본 한 지역언론인은 "민주당으로 권력이 넘어간 분위기가 실감 난다. 이번 선거는 여당 후보들끼리 초반부터 물고 물리는 격전이 벌어질 것 같다"고 촌평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이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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