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통계청>

거제시 실업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7%로 집계 돼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정도로 최악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시군구별 주요고용지표'에 따르면 실업률은 경남 거제시(7.0%), 통영시(6.2%), 경기도 안양시(5.9%)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지난 상반기 시 지역 평균 실업률이 3.5%대에 비하면, 거제시의 경우 극심한 조선경기 침체가 몰고 온 구조조정 여파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실제 통계 수치로 드러났다.

거제시 실업률은 1년 전보다 4.1%포인트 상승했다. 실업자는 9000명으로 전년 대비 5000명 증가했다. 6개월 전인 지난해 하반기 실업률보다는 0.4%포인트 올랐다.

거제시 실업률 7.0%는 실업자를 현재(구직기간 4주)와 같은 방식으로 집계하기 이전인 1999년 6월 이전과 비교하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전국 실업률 7.0%와 같다.

상반기 거제지역 취업자는 12만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1만4400명이 줄었다. 이에 따라 거제시 고용률은 전년보다 4.9%포인트 하락한 58.6%를 기록했다.

일터를 잃고 실업자로 전환한 사람도 있었지만 구직활동을 포기하거나 거제를 떠난 경우도 상당수다. 한때 26만에 근접하던 인구는 곧 25만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할 정도로 인구 유출이 많았다.

이러다보니 일할 수 있는 15세 이상 인구는 6800명 감소했고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2500명이나 증가했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거제시는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과 조선협력업체들의 인원감축에 따라 실업률은 상승하고 고용률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거제의 실업률 7%는 시군구 단위에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3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런데도 거제시의 고용 대책은 정부의 고용위기및 산업위기특별대응지역 지정에 따른 지원에 의존해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처방 위주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다, 당분간 고용 사정이 나아질수 있는 상승 지표가 거의 없다는데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2016년 부터 시작된 양대 조선소를 비롯한 협력업체 구조조정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며, 최근들어 차츰 호전되기는 하나 여전히 부진한 조선업황은 고용 사정을 갈수록 악화시키고 있다.

그나마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선박수주 호조와 함께 '남부내륙철도 조기착공 발표'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승인'등이 대형 호재로 보이나, 지역에서 제기되는 각종 논란을 보면 이를 속시원하게 뚫어나갈 행정 역량이 있는지조차 미심쩍을 정도다.  

최근 정부도 악화된 고용지표를 놓고 '소득주도 성장'과 '통계오류' 논란속에 "비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는 자성론도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위기를 느낀 정부는 내년 고용 안정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막대한 팽창예산을 책정할 정도로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아직 출범 초기라 표면적인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지만, 거제시가 앞으로 추진하는 일자리 문제를 비롯한 주요 정책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나아가 실업률 등 경제지표가 더 악화될 경우 시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걷잡을 수 없을 전망이다.

다행히 시장을 위원장으로 각 계 전문가 위주의 ‘새로운 거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4대 핵심 분야(시정 혁신·일자리·천만 관광·삶의 질 개선)와 관련한 정책을 본격 추진할 움직임이 보이나,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한편, 전국에서 고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제주 서귀포시(70.7%)였다. 통계청은 중국인 관광객 등으로 서비스업 고용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했다. 그 다음으로 현대제철, 동국제강, 대한전선 등 주요 공장이 자리잡은 충남 당진(70.0%)이 뒤를 이었다.<수정>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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