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2일 거제시청 정문 앞에서 가진 대우조손 매각철회 시민대책위 노조 전국 동시 기자회견 모습>

"벌써 세 번째다. 문재인 정부는 거제지역 목소리에 귀를 닫았나!"

한국조선해양이 산업은행과 맺은 '현물출자 및 투자계약' 기한이 6월30일에서 오는 9월30일로 3개월 또 연장됐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30일 이를 공시했다. 이번이 3번째 연장이다.

양측은 앞서 인수합병이 계속 늦어지자 기한을 작년 9월30일에서 올해 6월30일로 미뤘다.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과 관련해 유럽연합(EU) 등 3곳에서 받는 기업결합심사가 코로나19 등 외부 변수로 늦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이러자 최근 들어 기한 만료에 따른 인수합병 총력 저지 투쟁에 나섰던 노조는 강력히 반발하고, 거제 지역사회는 허탈하다는 반응이다.

대우조선지회는 1일 성명을 통해 "문재인 정부는 현대재벌 총수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노조는 "일찌감치 계약 파기로 매각이 철회돼야 함에도 계약 기한을 세 번씩이나 연장하며, 오로지 현대재벌 총수를 위한 정책을 강행하는 문재인 정부에 분노를 금치 않을 수 없다"고 직격했다.

노조는 특히 "합병 시너지 효과는커녕, 국내 조선산업의 동반 몰락을 야기하기에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는 것이 조선산업 전문가들의 일관된 주장"이라며 "그런데도 코로나를 핑계 삼아 반칙과 특권으로 오직 현대재벌 총수의 부를 축적시키고자 혈안이 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작태를 예상해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에 10만 서명지까지 전달했지만, 일주일도 안 돼 기한을 연장하며 거제시민과 경남도민, 그리고 5천만 국민을 우롱하며 짓밟았다"며 "이제 보다 강고하고 강력한 투쟁으로 규탄해 나갈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변광용 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건 아니다"라면서 "경남도민, 거제시민의 삶과 지역경제는 안중에도 없는 작금의 대우조선 해양 매각 시도는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명분도, 실리도 없고, 2019년 2월 당초의 인수합병 취지도 이미 사라진 대우조선해양 매각 시도"라며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매각 강행인지 다시 한 번 묻는다"고 항변했다.

변 시장은 또 "​4년째 흑자경영, 조선업황 흐름의 호전, 시장 축소 조건부의 국익 훼손, 320 만 경남도민, 25만 거제시민의 지역경제 파탄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의 4대 불가론' "이라는 주장도 폈다.

한편 거제지역에서는 최근 들어 대우조선해양 매각의 부당성과 매각방침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드높았다.

지난 달 17일 변광용 시장이 공정거래위원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고, 이어 지난달 21일 경남시장군수협의회는 대우조선 매각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22일에는 서울과 경남도청, 거제시청 앞서 동시 기자회견을 열었고, 공정위에는 거제시민 11만 여명이 동참한 대우조선 매각 반대 서명지가 전달되기도 했다.

서일준 국회의원도 지난 달 18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을 만나 기업결합심사에 대한 불허 결정을 촉구하고, 불공정 매각에 따른 거제지역 사회의 반발과 우려를 전달했다.

또 지난 달 22일에는 국회 대정부 질문을 통해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대우조선 매각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매각 철회를 강력히 촉구하는 등 전방위적 매각 철회 압박을 벌여 왔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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