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주차단속을 당한 한 60대 시민과 거제시가 재량권 남용과 적법성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A(68)씨는 지난 3월2일 오전 9시32분께 고현동 거제중앙로 31길에 자신의 소형 트럭을 주차구획선 뒤에 잠시 주차시켰다가 거제시청 교통행정과 이동단속차량에 적발됐다.

지난 3월14일 주차위반으로 과태료 4만원을 부과받은 A씨는 주차단속의 적법성에 문제가 있다며 거제시에 민원을 제기했다.

A씨는 "점포 입구 공터에 주차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불특정 다수의 차량이 통행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고, 도로교통법 제32조에 해당되는 주차위반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거제시 교통행정과는 "불법 주정차 의견 진술 심의 결과 기타 부득이 한 사유 등을 입증하지 못해 과태료 부과로 처리됐다"며 "이의제기를 원할 경우 과태료 부과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 신청 하라"고 A씨에게 통지했다.

결국 A씨는 거제시장을 피신청인으로 하는 '주차위반과태료 처분을 취소한다'는 취지의 이의신청을 정식으로 제기했다.

A씨는 "피신청인(거제시장)이 주장하는 경상남도지방경찰청 도로교통고시 제4조는 법 제33조제3호의 규정에 따라 '주차금지장소는 교통안전표지로 제한한다'라고 규정돼 있다"며 "그러나 단속현장 어디에도 교통안전표지가 없는데도 재량권을 남용해 단속했으므로 과태료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구나 A씨는 "내가 단속당한 장소 바로 옆의 특정업소 앞에는 인도에 수년간 항상 차량을 주차하는데도 단속 한번 하지 않고 있다"며 "결탁하지 않았다면, 최근 1년 내 그곳에 단속한 근거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A씨는 거제저널과 통화에서 "과태료 4만원이 아까워서가 아니다"면서 "시에서 불법주차 단속을 하려면 시민들이 명백하게 알수있는 교통안전표지로 인식시키는 등 투명하고 공정하게 단속해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단속 장소가 후면도로 일방통행로로 차량 통행에 지장이 없는데다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아주 짧은 시간에 예고도 없이 이동단속 차량이 지나가면서 카메라로 촬영해 과태료 처분을 한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반면 거제시 교통행정과는 A씨 차량에 대한 당시 주차단속이 적법했다는 설명이다.

불법 주·정차담당 관계자는 "법령상 교통안전표지에는 황색실선의 주차선도 포함된다"며 "다만, 노면 적설, 결빙 등으로 주차구획표시의 효과가 의심스러울 경우 교통안전표지를 병설한다고 경찰청 메뉴얼에 분명히 규정돼 있다"고 말했다.

즉, 주차금지 및 정차·주차금지는 노면표시가 교통안전표지에 우선하며, 만약 황색실선·의 주차구획선이 있더라도 효과가 없을 경우에는 보조수단으로 교통안전표지에 대상차량과 시간을 표시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A씨 차량은 교통안전표지가 없었더라도 황색실선의 주차선을 벗어나 주차해 있었기 때문에 과태료 부과처분 대상 차량이 명백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시내 일부 지역에 노면 주차선만 있고 교통안전표지(주차단속)가 없는 곳이 있어 시민들이 간혹 불만을 제기하는 사례가 있다"며 " 앞으로 그런 곳은 점검을 해서 시민 누구나 불법 주정차 구역임을 명백히 알수 있도록 조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역 한 법조인은 "이번 사안은 법령상 해석이나 충돌보다 시의 불법 주정차단속의 투명성과 공정성 차원에서 이해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에서는 주차로 인한 민원불편 신고 등으로 출동하겠지만, 간혹 이동단속차량이 차량 통행에 별다른 지장이 없는 시간이나 장소에 잠시 주차한 차량을 마구 촬영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무차별 단속방법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A씨가 이동단속차량에 주차단속 당한 장소. 바로 왼쪽에 웨딩블랑 건물이 있고 앞으로 진행하면 거제시법원이 있는 이면 일방통행로다>

<거제시가 제시한 교통안전표지 관련 규칙 해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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