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가해 운전자,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190% 만취상태 시속 166㎞ 과속
- 양정터널 역주행하다 귀가중인 모녀 차량 잇따라 충격...20대 딸 안타깝게 희생
- 경찰·거제시, 역주행 방지시설 및 구간단속 등 대대적인 시설보완 공사 마쳐

지난 해 12월 새벽에 음주 만취로 거제 양정터널을 과속 역주행하다 마주오던 차량 2대를 잇따라 들이받아 20대 여성 운전자를 숨지게 한 30대 가해 운전자에게 법원이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형사3단독 차선영 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0대)에게 징역 5년과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15일 새벽 1시45분께 혈중알콜농도 0.190%의 만취상태로 자신의 K7승용차를 운전해 거제시 아주동 신협 인근 삼거리에서 역주행으로 양정터널로 진입해 2.5km 가량을 달리다 터널 출구를 200여 미터 남겨둔 지점에서 정상 차로로 마주 달려오던 액센트와 제네시스 승용차와 잇따라 충돌했다.

이 사고로 엑센트 승용차를 운전하던 여성 B(27)씨가 숨지고, 뒤따라 제네시스를 운전해 가던 B씨의 어머니(40대)도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B씨와 B씨 어머니는 고현동에서 가게 일을 마친 뒤 각자 차를 운전해 귀가하던 길이었다.

앞에서 액센트 승용차를 운전해 가던 딸 B씨는 A씨 차량과 정면 충돌했다. 그 충격으로 병원 도착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끝내 소생치 못하고 숨졌다. 차체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만큼 대파됐다. 뒤따르던 40대 어머니도 전치 2주의 부상을 입고 긴급 후송돼 병원 치료를 받았다. 

가해 운전자 A씨는 특히 아주동 22번 교차로에서부터 사고가 난 양정터널 200ｍ 지점까지 2㎞쯤 구간은 제한속도인 시속 70㎞보다 96㎞를 초과해 시속 166㎞로 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불의의 참변을 당한 딸 B씨는 서울 쪽에서 메이크업 계통 일을 하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집이 있는 거제로 내려와 부모님과 함께 가게 운영을 도와 온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이날도 세 가족이 함께 가게 일을 하다 아버지는 먼저 집으로 귀가했고, 모녀만 남아 마감을 한 뒤 각자 차를 타고 귀가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원래 액센트 승용차는 아버지 소유였지만 이날은 딸이 운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재판부는 “제한속도 보다 시속 96㎞나 초과해 역주행 음주운전을 하면서 B씨를 사망에 이르게 해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유족에게 용서받지 못했고 과거 음주운전 처벌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거제의 한 시내버스 소속 운전기사였던 A씨는 사고 당일은 쉬는 날로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만취한 채 핸들을 잡았으며, 당시 다리 등을 크게 다쳐 장기간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는 지난 26일 양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항소 소식에 숨진 B 씨의 어머니는 "파렴치한 죄를 짓고도 형이 너무 과하다며 항소하는 모습에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며 "반성문을 11번이나 제출했던 건 벌을 달게 받겠다는 것 아니었나. (형이 가벼우니) 항소는 오히려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분개했다고 일부 매체가 전했다.

한편 거제경찰서와 거제시는 해당 사고 후 지난 1년간 유관기간과 합동 현장점검 및 토론회 등을 거쳐 대대적인 교통시설 보완과 도로 개선공사를 완료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개선된 주요시설은 예산 약 6억8천여만원을 투입해 22번 교차로에는 대형 문형식 지주설치, LED 진입금지표지와 진행차로 표시등, 진행차로 적색포장, 노면색깔유도선, LED 도로이정표, 역주행방지시설이 설치됐다. 또 아주터널 입구에는 LED 진입금지표지와 긴급 대피장소도 마련됐다.

이와 함께 약 10억을 투입해 22번 교차로 문형식 지주 설치에 맞춰 아주~양정 간 구간단속(제한속도 70㎞) 카메라 설치를 최종 완료해 이날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 캡쳐. 출처= 경남경찰청>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저작권자 © 정의로운 신문 거제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