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앞에서 반발집회를 벌이고 있는 거제시 항의방문단>

질병관리본부의 면피성 콜레라 과잉 대응에 거제 수산인과 횟집업주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8월 3명의 콜레라 환자 발생 이후 거제지역에 대책본부를 구성해 역학조사와 함께 발생원인 조사를 위해 지난 1일 까지 661회 해수를 검사했으나 콜레라균은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두 번째 환자가 발생한 장목면 대계항 부근에서 지난 5일 미량의 콜레라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또 지난 10일에는 이때 검출된 콜레라균의 유전자지문(PFGE)이 거제서 발생한 3명의 환자와 97.8% 유사하다고 발표했다.

질병관리본부의 이 같은 발표로 콜레라의 원인이 거제의 오염된 바닷물인 것처럼 알려지자 그 여파는 엄청났다. 특히, 바다를 생업의 터전으로 삼는 어업인들은 크나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현재 거제 지역의 대부분 횟집은 휴업 중이며, 어업인들도 조업을 중단한 상태다. 양식장은 폭염으로 인한 폐사로 어려움을 겪던 와중에 콜레라까지 발생해 적기 출하를 하지 못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콜레라는 과거와 달리 집단 전염과 치사율이 없는 단순 설사병으로 감기로 인한 사망자 수보다 적고, 과거 농경사회에서 비위생적 주거환경으로 집단 발병하는 콜레라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다.

콜레라는 지난해 유행한 메르스와 같은 호흡기 감염병이 아니라, 소화기 감염으로 사람간 전염이 잘 일어나지 않아 집단 발병 가능성이 거의 없는 질병임에도, 보건당국이 성급한 발표로 오히려 괜한 불안심리를 부추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수산업 관계자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212mm의 강우가 내려 비가 그친 후 동일 지역과 인근 지역에서 몇 차례 더 검사한 결과로 판단한 게 과연 옳으냐”며 질병관리본부에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또, “질병관리본부에서 당사자인 수산업 관계자를 배제한 채 채수와 검사를 실시한 결과를 믿을 수 없다. 다시 우리들 입회하에 채수와 검사를 실시해 정확한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수산 관계자는 “지난해 메르스 대응 부실을 만회하고자 단순 설사병인 콜레라를 과잉 대응해 수산업과 횟집이 파산위기에 있다”면서, “질병관리본부의 결과 발표는 발병원인을 찾지 못하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자 짜맞추기식 면피용 발표”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런 가운데, 질병관리본부에서 오염된 해수가 콜레라 발생 원인이라고 밝힘에 따라, 일부에서는 거제 지역의 하수처리시설이 부족해 해수 오염이 된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이에 대해 거제시 관계자는 “현재 공공하수도 보급률은 83.1%로 2017년 신규사업 보급률을 합치면 93.1%에 달한다. 이는 인근 시군의 보급률보다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언론이 마치 거제의 공공하수도 보급률이 저조해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오히려, 탁도가 심한 거제 고현이나 옥포 도심지 인근 해안에서 콜레라 균이 검출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거제수협 관계자는 “보건당국의 무책임한 결과 발표는 전국의 수산업이 초토화되는 파장을 고려하지 못한 처사며, 미량의 콜레라균 검출로 인해 마치 거제바다 전체가 오염된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고 강력 반발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거제시지부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정확한 분석을 통해 국민이 안심하고 수산물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하고, 책임있는 발언을 해 줄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 “질병관리본부의 면피용 결과발표를 도저히 인정할 수 없어 오는 12일 지역수산업 관계자 70여명이 해양수산부와 질병관리본부를 찾아가 항의 집회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선경기 불황과 함께, 추석 대목을 불과 며칠 앞두고 거제지역에 불어닥친 난데없는 콜레라 파동이 수산업계는 물론, 실의에 빠진 거제시민들에게 '재앙' 수준의 크나 큰 짐이 되고 있다.

한편, 11일 국회에서는 ‘추석 전후 수산물 안전대책 당정협의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동ㆍ서ㆍ남해안에서 662곳의 바닷물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661곳에서 콜레라균이 발견되지 않았고, 거제에서 채취한 134건 중 1건에서만 발견됐다”며 해산물의 안전성을 설명했다.

이어 김 의장은 “전국 위판장ㆍ공판장에서 채취한 79건의 어패류 등 샘플에서도 콜레라균이 나오지 않았다”며 “현재 바닷물 온도가 계속 내려가고 있어서 위험성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거제지역 수산관계자들과 한국외식업중앙회 거제시지부 관계자들이 질병관리본부 등을 항의 방문하기 위해 버스에 올라 굳은 표정으로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12일 오전 비가 내리는 가운데 거제지역 수산관계자 및 외식업 거제시지부 관계자들이 질병관리본부 등을 항의방문 하기 위해 버스에 오르고 있다>

<거제지역 수산업자들과 한국외식업중앙회 거제시지부 관계자들이 해수부와 질병관리본부 등 관계부처 항의방문을 위해 출발에 앞서 배웅나온 권민호 시장이 격려인사를 하고 있다>

<12일 오후 6시 19분께 질병관리본부 등에 대한 항의방문을 마친 일행이 거제시청에 도착하고 있다>

<일정을 마치고 시청에 도착한 항의방문단 일행에게 권민호 시장이 청사 현관 앞에서 노고를 치하하는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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