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청사 전경>

자신들이 낳은 생후 5일된 영아를 살해한 뒤 하천에 유기한 거제 사실혼 부부가 법원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종범 부장판사)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친부 A씨와 30대 친모 B씨에게 각각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A씨 부부는 지난해 9월 거제시 고현동 한 주거지에서 생후 5일 된 아들을 살해한 뒤 사체를 냉장고에 보관하다 인근 고현천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이들의 범행은 2015년 이후 8년간 출생 후 미신고된 영아, 일명 ‘유령아기’에 대한 전국 지자체의 전수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들은 출산한 아이 행방을 묻는 행정공무원들에게 "아이를 입양 보냈다"고 하다가 거듭된 추궁에 "잠을 자고 일어나니 아이가 숨졌고, 화장하면 돈이 들 것 같아 집 인근 야산에 묻었다" 거짓말을 했다.

사실 관계를 통보받은 경찰은 이들 부부를 긴급체포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A씨 부부가 아이를 묻었다는 고현동 충혼탑 부근 야산을 이틀에 걸쳐 뒤지고, 이후 또다시 이들의 진술 번복으로 사체를 유기했다는 고현천 일대를 수색했지만 영아 시신은 끝내 찾지 못했다.

이후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디지털 포렌식 등 보강수사를 통해 A씨 부부가 출산 3개월 전부터 영아 살해 사건들을 검색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A씨 부부는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데다 출생 사실을 양가 부모가 알게 될 경우 서로 헤어지게 될 것을 우려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실토했다.

이날 재판부는 "부모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고 살해하고 유기까지 한 범행을 저질러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범행을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으며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정황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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