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경찰서 이전 신축 후보지로 거론되던 장평동 127 일원. 이곳은 면적 1만2000㎡(약3600평) 규모로 오는 2027년 개교하는 장평고등학교 신설 예정 부지로 확정됐다>

경남도교육청(교육감 박종훈)은 지난 28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거제 장평고등학교 신설안이 통과했다고 29일 밝혔다.

장평고 신설 예정부지는 거제시 장평동 127 일원이다. 앞으로 이곳에는 부지면적 1만2003㎡, 연면적 1만2038㎡ 4층 규모의 학교 건물이 들어선다. 총 30학급 830명이 배정되며 오는 2027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장평고는 공간혁신을 적용한 미래형학교로 설계·건축되며, 총사업비는 635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도교육청은 거제지역은 꾸준한 학령인구 증가로 기존 학교에 교실 전용, 증축, 모듈러교실 설치로 과밀학급 해소를 추진해 왔으나 여전히 학급당 30명 이상 과밀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장평고 신설 이유를 설명했다.

또 최근 조선경기 회복과 광역교통망 구축, 관광 활성화 등 공동주택 추가 건립에 따른 유입인구에 대비해 고교 신설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이종부 도교육청 학교지원과장은 "장평고 신설로 거제지역 과대·과밀학급 해소와 학교 부족으로 인한 타 지역 진학을 줄일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정상 개교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장평동 127 부지는 거제경찰서 이전 신축 후보지로 꾸준히 물망에 오르던 곳이다.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일각의 주도로 이곳에 경찰서 이전을 적극 추진했다. 그러나 고교 유치를 전제로 한 장평동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지금은 뒤로 물러선 모양새다. 

약 3600평 규모인 이곳은 2002년 장평 제2지구 택지개발사업에 따라 초등학교 용지로 승인됐으나, 관련 법에 의해 만20년이 된 지난 5월 말 '일몰제'에 의해 해제됐다. 하지만 경남도교육청이 지난해 12월부터 고교 신설용지 활용 계획을 밝히면서 경찰측이 난감해졌다.

당초 이곳이 거제경찰서 이전 유력 후보지로 첫 공론화된 것은 2020년 11월 한 지역매체가 '거제경찰서, 장평동 택지개발지구 내로 이전한다'고 확정적으로 보도하면서다.

이 매체는 당시 「거제경찰서 청사 신축예산 227억원은 이미 확보돼 있으며, 기획재정부로부터 부지매입 예산 73억4800만원까지 내년 예산으로 확보해 장평동 127로 이전 신축키로 결정했다」며 경찰측 입장을 빌어 보도했다.

거제경찰서 역시 경남경찰청 및 본청과 합동으로 그동안 30여 곳의 부지를 검토했으나 적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입지적 우월성, 접근성 등을 고려해 이곳을 이전 위치로 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도교육청이 5월 자체투자심사와 7월 중앙투자심사를 거쳐 2027년 3월까지 이곳에 30학급 규모의 고교를 설립한다는 향후 일정을 마련해 놓고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이후 이 문제를 놓고 거제경찰서와 도교육청은 서로 '네 탓' 타령을 하며 신경전을 벌이는가하면, 거제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지난해 취임한 박종우 거제시장의 행정타운 불입주 선언으로 속도가 붙는 듯했던 거제경찰서 이전은 옥포·장평 두 지역 주민들간의 갈등 심화에다, 이번 장평고 신설부지 확정으로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지은지 37년이나 돼 낡고 노후화된 거제경찰서 이전은 매우 시급하다. 경찰은 앞서 거제시가 추천했으나 경찰관들이 탐탁치 않게 여기는 옥포동 조각공원 부지와 아주동 일원 몇 곳의 후보지를 현재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온갖 '설'만 오갈뿐 아직 적지를 확정하지 못한채 기약이 없는 실정이다. 이러다보니 많은 경찰 가족들이 답답함을 넘어 불만만 깊게 쌓여가는 형국이다.

퇴직을 앞 둔 한 50대 후반 경찰관은 "솔직히 경찰서가 아니라, 요즘 웬만한 창고도 이 정도는 아닐 것"이라면서 "서장들도 취임하면 한번 성과를 내보겠다고 나서긴 하나, 너무 심하게 꼬여있는 현실 앞에 좌절하고 얼마 못가 포기해 버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비록 이런 형편없는 환경에서 근무했지만, 이젠 후배들에게 더 이상 대물림을 해선 안된다는 마음 뿐"이라며 "그런데도 최근들어 하는 꼴을 보니 10년, 20년 후에도 될까말까 해보인다"고 꼬집었다.

<지은지 37년된 현재 거제경찰서 청사>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저작권자 © 정의로운 신문 거제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