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상문동 전경. 사진제공=류정남 작가>

인구 3만5000명이 넘는 상문동 지역의 중학교 신설이 답보 상태다.

거제교육지원청과 상문동 주민들은 원거리 통학과 과밀학급으로 인한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하며 신설 중학교 추진을 원하고 있지만 부지 마련 예산이 만만치 않아서다. 더구나 중학교 신설 예산 신청 과정인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 심의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교육부 심의를 거치려면 6000세대 이상 대규모 아파트가 신축돼 인근 부지에 중학교 신설을 해야만 하는데 장기간 불황에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친 현재의 지역 경기 수준에선 대규모 아파트 단지 신축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상문동 지역이 2026년 이후 '학령인구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장기적인 대안은 신설보다는 가까운 지역으로 학생들을 분산 배치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시와 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상문동 지역 인구(주민등록)는 11월 말(현재) 3만4763명으로 거제지역 18개 면·동 중 고현동(3만5837명) 다음으로 인구가 많다.

그러나 상문동은 18개 면·동 중 남부면과 함께 유일하게 중학교가 없는 지역이다. 현재 상문지역 초등학교 3곳의 졸업생들은 지역에 중학교가 없어 고현동 지역인 고현중학교와 계룡중학교로 분산 배치돼 통학하고 있다.

여기다 오는 2022년에는 33 학급 규모의 (가칭)상동1초가 늘어나면 지역 내 4개 초등학교 졸업생은 다른 지역의 중학교로 통학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더구나 상문동에 위치한 고현초·상동초·삼룡초등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전국(18.1명)·경상남도(17.5명)·거제지역(20.3) 평균에 훨씬 웃도는 25~30명인 과밀학급으로 당장 내년도 중학교 입학생인 6학년만 500명이 넘는다.

타지역 중학교 이전 배치안도 가능성 낮아

거제교육지원청은 수년 전부터 상문동 지역 내 중학교 신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위원회의 심의 기준 때문에 중학교 신설사업 신청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거제시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상문동 지역의 중학교 신설사업 승인이 어려워지자 지난 9월 거제시의회 시정질의 답변에서 고현지역 중학교 1곳을 상문동으로 이전 배치하고 기존 중학교는 다른 교육·문화시설을 설치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거제교육지원청은 거제시 계획을 검토는 해보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전 재배치를 검토 중인 중학교 인근은 현재 아파트 단지가 신축 중이라 중학교 입학생의 증가가 예상되는 데다 청사의 사용 문제, 지역 주민의 반발 등 해결 할 일이 만만치 않아서다.

특히 고현지역 중학교가 상문동으로 이전하더라도 결국 상문동 지역에 중학교 설립 부지를 마련해야 하는데 이는 중학교 신설과 맞먹는 예산이 필요하다는 게 거제교육지원청의 설명이다.

상문동 주민 A씨는 "거제지역에서 2번째로 인구가 많고 지금도 인구가 늘고 있는 상문동 지역에 초등학교, 고등학교는 다 있는데 중학교만 없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면서 "교육은 백년지대계인 만큼 교육부의 심의 기준에만 매달리지 말고 지역과 시민의 미래를 위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거제교육청 관계자는 "상문동 지역 중학교 신설을 위해서는 교육부의 심의기준과 학령 인구감소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등 문제가 쉽지 않다"며 "하지만 도교육청과 함께 지속적으로 교육부에 건의할 생각이며 인구는 많지만 지가가 높아 부지 마련이 힘든 상문동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해 정치적인 도움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거제신문 제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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