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4일 오후 경찰 기동대원들이 구속된 부부가 살해된 영아를 버렸다는 고현천 일대에서 수색을 벌이고 있다. 수색 결과 영아 시신은 끝내 찾지 못했다. 사진= 경남경찰청>

생후 5일 된 아들을 계획적으로 살해 후 시신을 유기한 30대 친모가 항소심에서 1년 감형받았다. 

20일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 제1형사부(재판장 민달기 고법부장판사)는 30대 친모에게 원심보다 1년이 감형된 징역 7년, 20대 친부에겐 원심 그대로 징역 8년을 각 선고하고 5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명령을 내렸다.

앞서 검찰은 구형을 통해 각각 징역 15년, 보호관찰 5년, 전자장치 부착 명령 10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해 11월 1심인 통영지원에서 각각 징역 8년을 선고받았으나,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검찰도 같은 이유로 맞항소했다.

사실혼 관계인 이들은 2022년 9월5일 거제시 고현동 한 산부인과에서 아들을 출산한 후 나흘 만에 퇴원해 주거지에서 살해했다.

이후 아들의 주검을 냉장고에 보관하다 다음날 새벽 인근 고현천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의 범행은 2015년 이후 8년간 출생 후 미신고된 영아, 일명 '유령아기'에 대한 전국 지자체의 전수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출산한 아이 행방을 묻는 행정공무원들에게 이들 부부는 "아이를 입양 보냈다"고 둘러대다가 거듭된 추궁에 "잠을 자고 일어나니 아이가 숨졌고, 화장하면 돈이 들 것 같아 집 인근 야산에 묻었다"고 둘러댔다.

사실 관계를 통보받은 경찰은 이들 부부를 긴급체포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아이를 묻었다는 고현동 충혼탑 부근 야산을 이틀에 걸쳐 뒤졌으나 허사였다.

경찰은 또다시 이들의 진술 번복으로 사체를 유기했다는 고현천 일대를 3일간 수색했지만 영아 시신은 끝내 찾지 못했다.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디지털 포렌식 등 보강수사를 통해 이들이 출산 3개월 전부터 영아 살해 사건들을 검색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이들은 평소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데다 출생 사실을 양가 부모가 알게 될 경우 서로 헤어지게 될 것을 우려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실토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친모에게 "살인죄가 무거운 건 잘 알고 있다"면서도 "다만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범행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거나 직접 실행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1년 감형 이유를 밝혔다.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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